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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전해지는 진시황이 보낸 서불의 불로초 전설6. 지리산 불로초
  • 이철우 본지 회장
  • 승인 2024.04.15 10:27
  • 호수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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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이나 설악산이 명산이라면 지리산은 태산이다. 경상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의 세 개 도를 걸치고 있는 무척 큰 스케일을 가진 산이다. 넉넉한 품처럼 품고 있는 이야기도 많다. 찾아들 때마다 새로움을 안겨주는 산이다. 산은 사람들에게 맑은 물과 공기를 제공하며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주고, 숲에서 배출되는 음이온과 피톤치드 등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면역력 등을 높이는 치유인자로 평가받고 있다.

지리산은 태산이다. 지리산은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쉼의 공간이다. 지리산의 생태환경과 역사, 문화는 우리가 배우고 보존해야 할 가치이자 역사이다. <사진: 김종남>

삼신산 구름 속에서 불로초 캐어냈더니 알뜰한 우리 님은 다 늙었다네.

녹음방초성하시라. 녹음이 짙은 유월의 더운 어느 날 지리산을 찾았다. 지리산은 내가 사는 집에서 조석으로 바라보는 산이다. 마치 마을 앞산인 양 친근함을 느낀다. 설악산은 가을에 올라야 하고 지리산은 여름에 오르는 산이라 알고 있다.

여름철 지리산 최대의 매력은 수해(樹海)와 운해(雲海)가 아닐 수 없다.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과 고도가 높아 그날의 기상에 따라 수시로 연출하는 구름의 바다를 바라보는 흥취는 아마 이곳뿐이리라. 금강산이나 설악산이 명산이라면 지리산은 태산이다. 경상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의 세 개 도를 걸치고 있는 무척 큰 스케일을 가진 산이다. 넉넉한 품처럼 품고 있는 이야기도 많다. 찾아들 때마다 새로움을 안겨주는 산이다. 산은 사람들에게 맑은 물과 공기를 제공하며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주고, 숲에서 배출되는 음이온과 피톤치드 등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면역력 등을 높이는 치유인자로 평가받고 있다.

산은 고향이요 휴식이며 의술이다. 여기서 의술이란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TV프로에 나오는 것처럼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찾는다.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산의 정기를 마시면서 마음을 닦아 병이 완쾌되었을 때 산의 영험이라고 말한다. 산은 나무, 돌, 물, 짐승, 안개, 구름 그리고 온갖 화초를 품고 있으며 사람이 필요로 할 때 아낌없이 내놓는다. 조물주가 인간을 창조할 때 어떠한 불치의 질병이라도 퇴치할 수 있는 약초를 점지해 주었을 것이나 우매하고 오만한 인간이 아직 그것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리라.

우리의 단군신화도 자연에서 자라는 쑥과 마늘을 가지고 약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지리산에는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보낸 서불(서시, 徐市)가 다녀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불로초의 정체가 무엇인가? 불로초의 정체를 모르고 있다. 그저 추정해볼 뿐이다. 불로초는 십장생(十長生)의 하나에 들어간다. 오래 살고 죽지 않는다는 해, 달, 산, 물, 대나무,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 등 열 가지 중 하나이다. 그리고 십장생의 종류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어디에도 산삼(山蔘)은 들어 있지 않다.

신선도(神仙圖)인 십장생의 그림을 보면 소나무 옆에 불로초가 있는데, 그 모습은 버섯이고 그 불로초를 사슴이 먹으려는 자세로 그려져 있다. 신선도의 솔밭 사이에서 나는 송이(松栮)가 불로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슴은 풀이나 나무들의 새순을 먹고 바위에 돋아난 이끼와 불로초인 버섯을 먹는다. 이런 것을 먹고 자란 사슴의 뿔은 녹용이라 하여 귀한 한약재로 쓰이고 있다. 버섯은 단백질과 니코틴산 그리고 비타민C 등 고단위 영양이 포함되었으며 이러한 영양소 외에 중풍, 고혈압 증세에 좋은 성분과 간장기능을 증진시키고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더구나 혈관 안의 혈전을 제거하는 데 버섯이 좋다는 것도 증명되고 있다. 그러니까 버섯을 먹으면 장수할 수 있으니 불로초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로부터 노인들에게는 고기 대신 버섯을 대접해 드려야 장수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중국 사람들, 특히 부유층은 기름기와 고기를 많이 섭취하므로 살이 찌고 혈압이 높고 심장마비로 쓰러지게 되니까, 고기 맛을 내면서 살이 찌지 않고 건강에 좋은 것을 찾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것이 버섯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진시황은 중국에서 나는 버섯보다 동해를 건너 산천이 수려하고 소나무가 울창한 한국으로 불로초인 송이버섯을 구하러 떠나보낸 것이 아닌가 한다. 서불은 삼천 명의 동남동녀를 거느리고 불로초를 구하러 동해로 건너갔다는 기록이 있다. 서불이 제주도 서귀포 정방폭포, 남해 금산 등에 서불이 다녀갔다는 서불과차(徐市過此)라고 새겨진 바위들이 있다. 이랬거나 저랬거나, 우리 선인들은 불로초가 우리나라에 있었다고 믿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리산은 태산이다. 지리산은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쉼의 공간이다. 지리산의 생태환경과 역사, 문화유산을 복원하고 접근성을 개선하여 사람들의 일상의 공간으로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약초의 보고인 지리산이 역사와 문화 휴양지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함양 어디서나 지리산 천왕봉을 볼 수 있다. 지리산이 어미처럼 함양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산이 함양의 어미 같은 존재라, 지리산을 빼놓고 함양을 논할 수 없다. 그러기에 지리산 천왕봉이 희망이요 꿈이 될 수 있다.

지리산 천왕봉 등반을 300회 돌파한 김종남(56) 함양군청 여성공무원. <사진: 김종남>

등산은 건강과 영혼을 살찌우는 거룩한 행위의 하나다. 심신 수련을 위하여 지리산을 오르는 사람이 많다. 산행을 즐기는 사람 중에는 유독 지리산만 찾는 이들도 있다. 함양군청에 근무하는 김종남 여성공무원은 25살이던 1992년 5월 처음 지리산 천왕봉을 오른 후, 한 달에 한두 번씩 꼬박꼬박 지리산을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지리산 천왕봉 등반 290회, 지리산 종주 16회, 지리산 영봉 등반 500회를 기록한 지리산 마니아다.

지리산에 가면 저절로 심호흡하게 된다. 도시의 탁한 공기 속에서 마음까지 오염된 우리의 몸이 청정해짐을 느끼게 된다. 건강은 약보보다 식보, 식보보다는 운동이 효과적인 길이라는 것은 일찍부터 알려져 왔다. 등산은 호연지기를 키우고 굳은 의지력과 인내를 가르쳐 준다. 지리산에 오르면서 혹시 현대판 불로초는 심신 건강에 더없이 좋은 등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철우 본지 회장  lc34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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