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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베어진 풀에서 향기가 난다
알고 보면 향기는 풀의 상처다
베이는 순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지만
비명 대신 풀들은 향기를 지른다
들판을 물들이는 초록의 상처

상처가 내뿜는 향기에 취해
나는 아픈 것도 잊는다
상처도 저토록 아름다운 것이 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고 했던가. 고통과 상처 뒤에는 웃음과 여유가 흐르는가 보다. 이 순간이 쓰라린다고 해도 참고 견뎌보자. 베어진 풀도 저렇게 향기를 내보내지 않는가. 정호승 시인은 “상처는 스승이다. 절벽 위에 뿌리를 내려라”고 했다. 향기는 생명이 살겠다는 표현이고, 상처는 새순을 돋겠다는 의지다. 상처에서도 평화가 찾아올 수 있고, 다시 잎도 나고 꽃도 필 수 있다. 상처의 무게를 잘 토닥여 뚜벅뚜벅 걸어가자. 초록의 빛깔은 언제나 평안하지 않은가. <우민>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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