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무 - 한겨례신문사 사장

    집단지성의 파괴력은 상당할 것

    공정함에 깊이를 더해 보도해야

    지역의 균형발전 위해서도 중요

    주민들과의 수평적인 소통의 장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모여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지리산과 덕유산, 가야산으로 둘러싸인 경남의 지자체 4곳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지역신문을 만드는 움직임이 심상찮아 보입니다.

더구나 집단지성이 함께 만드는 신문의 그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미루어 짐작됩니다. 뉴스의 핵심은 콘텐츠입니다. 콘텐츠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유비쿼터스 미디어 환경에서 신문은 미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부경남신문>은 신속한 뉴스와 차별화된 콘텐츠로 새로운 소셜미디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방에서도 프린트와 디지털을 망라한 뉴스 플랫폼을 갖춘다는 의미입니다. 지역의 세계화와 지방분권을 목표로 하는 신개념 미디어로 농촌과 도시가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습니다. 한국경제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치가 내일을 열어가지 못하고 언론은 사익추구에 급급한 현실입니다. 그럴수록 언론은 더 큰 책임감과 열린 마음으로 국민들에게 복무해야 합니다. 비판에 그치지 않고, 희망을 대안을 열어가야 합니다. 공정함에 깊이를 더해 생각을 다른 사람들도 경청하도록 설득력을 더해야 합니다.

이런 시기에 지역신문은 역할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중앙에서의 지역소식은 중앙 중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지만, 지역에서 거주하면서 주민들 속에서 다루어지는 지역 언론이야말로 제대로 된 지방분권시대를 여는 첩경인 것입니다.

지역주권과 아울러 개인과 이웃, 그리고 지역사회도 제 각각 단위로서 그 정체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를 다해야 합니다. 또한 각 지자체와 지역의회의 역할을 집중 분석,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복지증진을 위한 책임과 의무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역신문이 자신들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지역민들의 지역에 대한 높은 관심도일 것입니다. 지역민들의 삶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관찰해, 전국지 일간지에서 볼 수 없는 내 주변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내 이웃의 소식을 전달하기 바랍니다.

더불어 지역신문은 주민들과의 수평적인 소통의 장입니다.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기획보도와 생활, 교육, 건강 등 다양하고 생생한 지역소식을 기대합니다.

지역신문은 지역 시민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여론 형성을 위한 매체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지역 언론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시민정신과 시민사회의 발전, 그리고 행정 참여 또한 지역신문의 역할 여부에 크게 좌우됩니다.

신문 시장이 매우 어렵습니다. 지역에서 편집국과 시스템 환경을 갖추고 신문을 제작하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독자층과 광고시장 확보, 배송 체계, 온라인독자 확보, 수익모델 창출 등 챙겨야 할 것이 한 둘이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열정과 도전 하나로 과감히 뛰어 든 여러분들께 큰 박수를 보내고자 합니다. 이런 작은 움직임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서부경남신문은 참으로 어려운 길을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앞으로도 매우 힘든 많이 있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올바른 신문을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가시밭길이고,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꺾이지 않고, 역경에 부딪힐 땐 초기 창간 정신으로 돌아와 그 열의를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의 자만이나 감정, 이해관계나 그 밖의 언론사와의 관계, 사회세력의 영향이나 이해관계, 그것으로부터 자기 스스로를 지켜가야 합니다. 그런 신문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주기를 바랍니다. 진실은 국익에 앞섭니다. 같은 뜻으로 진실은 기자의 감정이나 이해관계에도 우선해야 한다는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한겨레는 지난해 말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을 사명으로 제시했습니다. 서부경남신문도 지역 사회와 지역 시민과 더불어 함께하는 언론으로 탄생하길 기대합니다.

서부경남신문에 거는 기대가 매우 높습니다. 치열하게 소통하고, 바깥을 향해서는 겸손하게 귀를 열고, 지역사회를 이끄는 책임 있는 언론의 모습으로 지역의 정론지로서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자체 4곳을 하나로 묶어 걷는 걸음걸음은 ‘새로운 시장’과 ‘희망’을 만드는 길입니다.

건승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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