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보산연구원장

오늘 이제 마지막으로 산림과학원의 정문을 나서면 다시는 손님으로 올 수밖에 없는 내 고향 같은 홍릉골 30년 세월의 막이 내려집니다. 내 인생의 3대 선물 중에서 마지막 3번째 선물로서, 공직자로서의 정년퇴임의 선물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퇴임은 인생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저 주지 않는 선물입니다. 중간에 뜻하지 않은 많은 실수와 과오로 인해 중도하차를 할 수 있고, 참고 인내하지 못하여 전직을 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도 따뜻하게 손잡아 주는 후배 직원들의 격려와 위로를 받으며 떠날 수 있는 것, 이 어찌 감사하고, 얼마나 고마운 시간인지 형용할 수 없습니다.

나는 과학원에 근무하면서 10여 년 전 ‘국산낙엽송 웰빙침대’ 및 ‘군병영침대’를 개발하여 특허출원했으며, 직원들이 잠잘 때 애용하는 당직실의 안주인이 되어 있고, 전시관에는 지금도 이들 침대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목재가로등 및 목재경관등’을 개발하여 2건의 특허출원으로 기업에 유상 기술 이전하였으며, 우리 과학원 남부연구소의 청사 정원에서 시연도 하였고, 이를 모델로 거창군 금원산자연휴양림 및 산림유전자원부 새 종합연구동 앞 정원에서 전시 시공을 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연구직 공무원으로 30년간 연구업무에 종사하면서 살아왔습니다. 대한민국의 임업의 역사에서 본다면 한 점에 불과한 짧은 기간이겠지만, 저 자신의 연구 30년은 결코 짧지 않은 긴 세월이었습니다.

나의 인생과정에서는 현재 60인생을 산림과학원에서 이탈하지 않고 열심히 걸어 종착역에 도달하였습니다. 지금까지의 인생 중 반은 부모님이 만들어 주셨고, 나머지는 아내가 가꾸어 주었습니다. 인생 제2모작에서는 어찌 살아야 하겠습니까. 아내와 가족에게 봉사하면서 살아야겠지요. 지금부터는 아내와의 상호 협력의 동반자로, 혹은 가정 내에서는 경쟁자라 합니다. 누가 더 건강하고, 누가 더 운동 열심히 하며, 친구와 사교도 잘하는지 경쟁하자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 앉아있는 아내에게 꼭 할 말이 있습니다.

“당신의 일편단심 나만을 위해 공직인생을 보살펴주고 때로는 엄마처럼, 때로는 누이처럼 때로는 애인처럼 보살펴주었던 당신의 정성에 힘입어 이 자리에 서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것으로 용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인생에서 3가지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3가지 큰 희망을 가졌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바로 미래설계 과정에서 3대 실천사항입니다. 첫 번째 선물은 하늘은 나에게 영혼과 육신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두 번째 선물은 국가에서 저에게 공직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세 번째로 국립산림과학원장은 나에게 퇴직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마지막 3번째 선물은 그저 준 것이 아닙니다. 공직 30년간 살면서 결점과 모자람도 많았고, 출중한 연구자도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과오는 덮어주고, 격려해주는 분위기에 그저 감격할 따름입니다. 명예롭게 퇴임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주신 모든 분 덕분으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미래설계 과정으로서 3대 실천사항을 준비했습니다. 첫째, 일을 가져야겠습니다. 연금 받는다고 일을 끊으면 혈액이 순환을 멈추게 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둘째,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친구들과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만남을 갖고 운동 등 동호회 활동으로 건강백세를 추구하겠습니다. 셋째, 남을 위해 살겠습니다. 봉사활동을 통해 이웃과 사회를 위해 살겠습니다. 나는 미래 희망의 날을 맞이하여 새 발걸음으로 힘차게 걸어갑니다.

서부경남신문  webmaster@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