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 독자들 알 권리 침해

언론사 ‘재갈물리기’ 라는 비판

군 “행정을 불신하는 것은 잘못”

신문사 “행정을 사유화 하는 것”

함양군과 함양신문이 분쟁을 겪고 있다. 함양군이 함양신문의 “지나친 행정 불신을 더 이상 감싸줄 수 없다”며 지난달 26일 통보하고, 다음날부터 보도자료 제공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군의 보도자료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지난해 4월에서 8월까지 5개월간 중단한 적도 있다.

이는 함양신문이 ‘함양군민 320명이 청구한 공익감사’ 결과를 가지고 계속해서 군 행정을 비판한데 따른 것이다. 함양신문은 2014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7회에 걸쳐서 감사원 감사청구이유를 줄기차게 보도했고, 이 내용이 군수의 ‘심기’를 거슬린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함양군민 320명은 △함양군 관급공사 시공업체 부당변경 및 공사비 부당증액 △건축허가 받지 않은 함양군 소유 다량의 불법 건축물 신축 사건 △함양군의 950억원 프로젝트 관광개발사업에 모노레일 불법 설치 사건 △함양읍 두류침교 재가설 관련 부정회계처리 의혹 및 예산낭비 의혹 등 4건에 대해 감사원 감사요청을 청구했다.

함양군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감사원 결과에 대해 의심이 간다는 기사를 작성했지만 결과는 수긍해야 한다”며 “군의 행정을 불신하는 것은 잘못됐다. 그래서 굳이 보도자료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양측에 정통한 한 인사는 “함양군은 함양신문의 이 같은 보도가 단순히 행정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신문사 사주와의 관계, 정치적 의혹이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에 보도자료를 중단한 것이 아니겠냐고 조심스레 추측한다”고 말했다.

함양신문사 측은 “홍보계장, 기획감사실장, 군의회의장에게 중재를 요청했지만 다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투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신문사 측은 “군수에게까지 이야기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이는 행정을 사유화 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현태(62) 함양시민연대 운영위원은 “함양신문이 만약에 허위사실로 군정을 비판했다면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바로 잡아야지, 함양군에 우호적인 기사를 게재하지 않았다고 자료제공을 중단하는 것은 보복성에 지나지 않고 언론사 ‘재갈몰리기’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국민들의 세금으로 생성된 보도자료가 특정신문에게만 제공되지 않는 것은 함양신문 독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함양군은 현재 통신사, 일간지, 지역신문, 인터넷언론사 등 총 86곳에 보도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강대식 기자  kangds@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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