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문상

변호사

더민주당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위원장

언론소비자주권행동 거창지부장

검찰 피의자로 지목한 대통령

헌법상 탄핵사유 분명한 사실

박근혜 성공 외치던 위정자들

국정농단에 분명한 책임 있다

온 나라가 시끄럽다. 국민들은 주말은 물론 매일같이 촛불을 들고 대통령 퇴진, 하야, 탄핵, 심지어 구속을 외친다. 현 시국이 이렇게 된 이유야 필자가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을 것이다. 집밖에만 나가면 다섯 살 어린아이부터 시골 계신 구십이 다 되신 필자의 어머니까지 “최순실이 어떻고~” 읊고 다니실 정도이니. 나라가 어수선하고 국가의 품격이 내동댕이쳐진 이런 시국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하루 빨리 정상적인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또한 모든 국민의 소망일 것이다.

그렇다면 속히 안정된 나라를 바라는 모두의 소망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 국민의 95%가 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으며 그 중 대부분이 대통령의 퇴진을 원하고 있다. 그런데 한 발 더 들어가 보면 대통령의 조기퇴진이라는 원론에는 동의하면서 그 방법은 중구난방이다. 혹자는 즉각 퇴진을 주장하고 혹자는 탄핵을 주장하며 새누리당은 최근 “4월 하야”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당사자인 대통령도 한 마디 한다. “국회가 결정해 달라”고. 여기에 모순과 혼동이 교차되는 이유가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 쉽게 말해 사건을 일으킨 범인이 누구인지를 망각한 채 너도나도 해결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형사사건 범죄자를 변론하다 보면 그 피해자의 애환을 직간접적으로 접할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범죄자는 최소한 증거가 드러나면 “죽을죄를 지었다, 최대한 피해변제를 하겠다”는 수준으로 선처를 호소한다. 그런데 간혹 “내가 뭘 잘못 했는데?”라고 뻔뻔스럽게 나오거나 범죄피해로 살 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하는 피해자에게 “더 열심히 일하면 먹고 살 수 있겠네!”라며 해결책까지 자기가 제시해 주는 황당한 범죄인도 있다.

이 나라의 지금 이 꼴이 왜 발생한 것인가? 현 대통령이 비록 지금까지도 ““내가 뭘 잘못 했는데?”라는 태도로 나오고 있지만 그가 주범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다 아는 것이니 논외로 하자. 지난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국민이 행복해진다”고 하면서, 심지어 탈당하고도 선거사무실에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 놓으면서까지 대통령을 이용하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마치 대통령의 국정농단이 자기와는 무관하다는 듯 점잔을 빼면서 “내가 해결하겠다”며 나선다. 그러면서 “이 놈의 헌법이 문제다”고 애궂은 헌법을 원망하기도 한다.

과연 이 시국의 이 꼴이 헌법의 문제인가? 5%에도 미치지 않는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대로 하자”를 외친다. 법에도 없는 하야가 웬 말이냐?는 것이다. 법을 위반한 대통령의 책임을 묻자는데 법대로를 외치는 이 아이러니. 그게 헌법의 잘못인가? 과연 우리나라 헌법은 이런 시국에 대한 대비가 있기는 한 걸까? 있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파면할 수 있는 권한을 국회와 헌법재판소에 주고 있다. 이에 또 묻는 이가 있다. 대통령의 법률위반이 확정된 것이 아니지 않은가? 무죄추정의 원칙이 대통령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법률위반 확정은 검사가 법원에 기소하여 확정판결을 받아야 되는 것이며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 대통령의 비위가 내란 또는 외환의 죄에 해당되는 지는 별론으로 하고 현재 의심 받고 있는 죄에 대하여는 재직 중 기소할 수 없는 것이 헌법이다. 그렇다면 대통령 탄핵 사유에서 말하는 ‘법률 위반’은 범죄가 확정된 재판에 의해 확정된 경우를 상정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 진다. 그렇다면 오늘, 자신이 임명한 검찰에 의해 ‘피의자’로 지목된 대통령이 헌법상 탄핵사유가 된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게 된다. 국회는 국회가 가지는 권한 내에서 탄핵발의, 의결을 하면 된다. 만약 의결이 된다면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따라 탄핵의 심판을 하면 된다. 물론 대통령과 공범인 새누리당 의원들도 다른 공범의 탄핵의결권을 갖게 되는 모순으로 인해 탄핵은 의결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국회에서 의결된다 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기각이 될 경우로 있을 수 있다.

이 또한 헌법상 국민의 권리라 할 수 있는 국민의 저항권(헌법은 그 전문에서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표현으로 국민의 저항권을 인정하고 있다)을 맞이하게 될 것이며 국민의 저항권이라는 거대한 파도는 너무도 분명한 탄핵사유 앞에서도 탄핵에 반대한 그들에게 덮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우용 역사학자의 말로 끝맺는다. “박근혜를 낳은 건 헌법이 아니라 새누리당입니다. 박근혜 같은 대통령이 다시 나오는 걸 막기 위해 필요한 건, 헌법개정이 아니라 새누리당 해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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