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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한설 이겨낸 목련꽃 향기… 직계자손만 100명 넘어② 함양군 휴천면 임호마을 99세 장수 어르신 김분임 할머니
  • 서부경남신문
  • 승인 2017.03.14 14:59
  • 호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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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늙지 않고 젊게 사는 법’은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의 장수 노인들을 찾아 건강하게 노년을 보내는데 보탬이 될 수 있는 습관들을 찾아 시리즈로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건강 장수인의 생활을 들여다보며 각자에게 유용한 방법을 실천하여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며 활기차고 보람된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편집자주>


2대가 같은 동갑내기 부부
79세 아들 내외와 다복해
과식은 피하고 채식 즐겨
전화번호 35개 이상 외워

김분임 할머니가 정정한 모습으로 활짝 웃고 있다.

보통 사람들의 소망은 건강하고 자녀들이 결혼하여 자식 낳고 오순도순 살아가는 것이다. 입신출세나 부자 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이다. 사람은 누구나 한 생애에서 세 차례의 뜻 깊은 대사(大事)를 치르게 된다. 출생과 결혼과 사망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 출생 곧 생일은 죽을 때까지 해마다 형편 나름대로 축하와 기념을 한다. 생일의 호칭은 나이에 따라 다양하다. 돌, 환갑(還甲·61), 고희(古稀·70), 희수(稀壽·77), 산수(傘壽·80), 미수(米壽·88), 백수(白壽·99) 등이 한 인생의 일생동안 특별히 기념하는 생일이다.

이러한 생일의 축하풍습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보통 아이들이 때어날 날은 생일(生日)이라 하고 웃어른들의 경우는 생신(生辰)이라 부른다. 또 왕조시대의 임금이나 예수, 석가모니 등 성인의 경우에는 탄일(誕日) 또는 탄신(誕辰)이라 부른다. 한국, 중국, 일본의 동양 3국에서는 탄생한 때의 간지(干支)는 만 60년 만에 돌아온다. 이에 따라 만 60년에 맞는 생일은 환갑(環甲) 또는 회갑(回甲)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오래 사는 것을 ‘수(壽)한다’고 하는데 수는 환갑 나이 이상의 사람한테만 붙여서는 글자인 것이다.

예컨대 환갑축하를 하수(賀壽)라 하고, 환갑잔치를 수연(壽宴)이라 하며, 환갑을 축하하여 보내는 액자의 글귀로 연년익수여천무극(延年益壽與天無極·해가 갈수로 수를 더하여 하늘처럼 다함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라 할 때도 반드시 수(壽)자가 들어간다. 그런 연유로 우리 생활 주변에는 수복(壽福)이라는 한문자가 수두룩하다. 밥그릇, 국그릇 뚜껑과 숟가락에 새기는 것을 비롯하여 베갯모, 저고리 끝동, 창틀의 장식무늬, 병풍 등 모두가 수복(壽福)이라는 두 글자로 장식되었던 것이다. ‘오래 사는 일과 복을 누리는 것’이 인생의 최고 행복이라는 뜻이다. 62세의 그 생일을 진갑(進甲)이라고 하는데 60갑자(甲子)가 다시 나간다. 곧 새로 시작한다는 뜻이다.

70세는 고희(古稀)라고 한다. 옛 고(古)와 드물 희(稀). 70세까지 사는 사람이 옛날에는 드물다는 뜻이다. 70세를 고희라고 이르게 된 것은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가 ‘곡강(曲江)’ 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라고 노래한 데서 비롯되었다. 81세를 ‘용(龍)의 나이’라고 일컫는다. 이는 용의 비늘이 81개였다는 뜻에서 비롯된 말이다. 88세를 미수(米壽)라 하는 것은 미(米)의 획을 들여다보면 팔(八)+팔(八)이 되기 때문에 이른 말이다. 99세는 특별히 백수라고 한다. 한문자 백(百)에서 획 하나를 빼어 백(白)이 되었다는 뜻이다. 곧 100이라는 숫자에서 1을 뺀 것이 99라는 말이다.

김분임 할머니와 아들 내외의 다정한 모습. 내년에 김 할머니는 100세를 맞이하고 아들(여규상)과 며느리(강묘연) 내외도 80세를 맞이하게 된다.

백수의 세월을 건강하게 살고 계신 분이 있다. 휴천면에서 장수노인으로 알려진 김분임(99)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임호마을 뒤편 까치봉이 남쪽으로 뻗어내린 자락의 가장 뒤쪽 양지바른 집에 아들 여규상(79) 내외와 단란하게 생활하고 계신다. 기미년(1919) 10월생인 김분임 할머니는 남편 여정섭 할아버지와 동갑내기이고, 그의 아들 여규상 내외 역시 1939년 동갑내기의 부부로 2대가 같은 나이에 부부의 연을 맺은 특별함이 있다.

김분임 할머니는 슬하에 3남 3녀, 손주 22명, 증손 34명으로 가정대소사에 모이는 직계가족만 100명이 훨씬 넘는 다복한 가정의 어른이시다. 다만, 할아버지가 78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고 큰 사위가 2년 전 할머니보다 앞서 천국으로 떠나는 슬픔이 있었다. 오래 살다보면 자손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일이 있을 수 있는데, 할머니는 과거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버리고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지금도 건강하고 정정하신 것이 아닐까 싶다.

김분임 할머니는 겨울 내내 추위와 북풍한설을 이겨낸 목련꽃의 깊은 향내를 느끼게 하였다. 할머니는 총기(聰氣)가 있어 제삿날은 물론 전화번호도 35개 정도 외우고 있으며,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기억했다가 아들이 오면 어디어디에서 전화 왔다고 알려준다. 간혹 아들 여규상 옹의 귀가가 늦어지면 밤늦게까지 기다렸다 오는 것을 보고서야 잠자리에 드신단다. 어머니가 건강하게 살아계시는 게 얼마 마음 든든한지 모른다며 아들은 자랑한다.

효자 집에 장수(長壽)있다는 말이 있지만, 79세 된 고령의 아들 내외가 할머니를 모시는 모습은 극진하다. 가족들의 효성의 지극하다는 것은 할머니의 밝은 표정에서 단번에 읽을 수 있었다. 여규상 옹은 할머니가 떡을 좋아하신 소문에 행사장이나 잔칫집에서 챙겨주는 떡은 사양하지 않고 어머니께 갖다드린다. 이는 옛날 중국 오나라의 육적이 원술의 집에서 접대로 나온 귤을 품어다 어머니께 드린 회귤고사(懷橘故事)를 연상케 하였다.

김분임과 할머니가 며느리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할머니의 장수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 덕분인 것 같다. 원칙을 세우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를 지키기는 더욱 어렵다. 한번 지키지 못한 원칙은 더 이상 원칙이 아니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백수가 되도록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세수를 하지 않고 아침식사를 하진 적이 없다.

음식은 가리는 것 없이 골고루 드시지만 육류보다는 채식을 즐긴다. 어떤 경우라도 과식, 폭식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맛있고 귀한 음식이라도 배가 부르다 싶으면 더 이상 먹지 않는다. 담배는 처음부터 안 피우셨고, 술은 즐겼으나 90세가 되면서 끊었다. 지난해까지 농사일을 도우셨다. 감자와 고구마 캐고, 마늘 뽑고, 채소 다듬기 등 할 수 있는 있는 일을 하셨다.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면 표정이 매우 밝다. 그리고 잘 웃으신다.

여규상 옹은 2018년은 어머니가 100세 되고 자신도 80세가 되는 뜻 깊은 해로 어머니를 위한 잔치를 열겠다고 한다. 100세 이상 사시면 그땐 한자로 어떻게 적어야 하는가를 알아봐야겠다.

여규상 옹은 79세임에도 함양군노인회 회장을 맡아 매일 오전 9시면 노인회관에 출근한다. 함양군의 각종행사에 노인대표로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는 여규상 옹은 아직 병원에 다닌 적이 없다고 한다. 술을 즐겨 마시는데 점심식사 때도 반주로 2병을 거뜬히 드신다. 흐르는 세월과 관계없이 김분임 할머니와 아들 여규상 옹 내외분은 건강한 모습을 계속 간직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철우 본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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