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年代 初 그 때’

- 이광진의 시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공연모습.

시대의 깊은 밤

두런두런 나직나직

주고받는 근심의 소리들

80년대 초 그 때

깨어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두운 세상에 아직 흐릿하게 남아있던

희미한 불빛을 채집하며

어두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쓰던 사람들

그 때 그 사람들 어떻게들 살고 있을까

운동을 유행복처럼 입고서

운동하던 사람들은

새로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서

여전히 운동중인데

그 때 그 사람들은 다 어디서

조용히들 살고 있을까.

벌써 30여년 한 세대가 지났는데

세월은 더 큰 상처를 내며 흐르고 있다

그 때 그 깨어있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다 무엇을 하고 살고 있을까

헬스장마다 운동하는 사람들로 가득한데

그 때 그 운동하던 사람들은

어디서 무슨 운동을 하며 살고 있을까

이제 세상의 상처가 좀 아무는

그런 시대이면 정말 좋겠다.

<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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