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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부(富)의 집중보다 공동이익 추구하는 경제조직
  • 서부경남신문
  • 승인 2017.08.14 19:42
  • 호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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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1차 산업이 아니라 미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4차 혁명시대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농업이 일자리를 지켜내고 고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농가소득에 기여할 수 있다는 희망이 나오고 있다. 농촌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인력구조로 농업·농촌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농업은 인류가 존속하는 한 영원히 존속될 생명산업이자 국가 기본산업임에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에 박영일 교수의 기고 “농업은 농사가 아니다, 미래산업이다”라는 주제로 농업·농촌이 헤쳐 나가야 할 길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농촌과 농업을 분리하여 투자하자
2. 세계의 경쟁력 있는 조합은 품목별 협동조합
3. 학력 필요 없는 현장위주 귀농대학
4. 고속도로 휴게소를 농산물 판매장으로 활용

농민소득은 그대로인데
수익만 엄청나게 늘어난
우리나라 농업협동조합은
농산물 유통구조서 벗어나
품목별 조합으로 바뀌어야

대한민국 농민 15%에 불과한
네덜란드 농산물 수출은
우리보다 18배 큰 규모
조합의 이익보다는
생산자 이익을 우선시해

세계 최대 규모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꽃 경매장인 플로라 홀랜드.


자유시장경제의 모순은 부의 집중에 있다. 유럽에서 시작된 협동조합은 부의 집중보다 상생의 경제학으로부터 출발하였다. 대주주의 의결권이 절대적인 주식회사는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 하여 주주의 이익으로 귀속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조합원 구성원들의 공동이익을 추구하는데 목적이 있는 경제조직이 협동조합이다.

따라서 협동조합은 구성원 모두에게 1표의 의결권이 주어진다. 독점소유의 폐단을 원천차단하고 조합원 공동의 이익과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장치다. 독점소유의 폐단을 차단한 우리나라 농협은 구성원인 농민 소득은 그대로 인데 농협은 엄청난 수익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루었다. 주식회사인가? 협동조합인가?

지역 농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서는 현 농업협동조합 중심의 농산물유통에서 벗어나 품목별 협동조합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장기적으로는 품목별 협동조합의 대형화로 세계인의 식탁을 위한 농산물 생산, 가공 및 유통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품목별 협동조합의 경쟁력 확보로 국내시장이 아닌 주변국의 농식품 시장과 식탁까지 우리의 질 좋은 농산물 공급을 책임지는 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세계의 경쟁력 있는 농산물 협동조합은 모두 품목별 협동조합이다. 뉴질랜드 한 국가에서만 세계적 기업인 폰테라(Fonterra), 제스프리(Zespri), 얼라이언스(Alliance), 실버 펀 팜스(Siver Fern Farms) 등이 나왔는데 이들은 모두 품목별 협동조합이다. 이들 기업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생산부터, 가공, 유통, 수출까지 하여 농가소득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민 수의 15% 수준에 불과한 네덜란드의 농산물 수출은 우리의 18배다. 무엇이 작은 나라의 농업 경쟁력을 갖게 하였는가? 바로 품목별 협동조합, 즉 농민 혼자가 아닌 단체의 힘과 조합운영의 합리적인 시스템이다.

세계 최대 화훼경매조합 ‘플로라 홀란트(Flora Holland)’ 경매시설은 삼성동 코엑스 몰의 18배에 가깝고, 300여개의 화훼 기업이 입주해 있다. 10년 전에 무려 70억 달러어치의 화훼를 수출하는 세계 최고의 경매시설이다. 우리나라의 농민들은 왜 이러한 수출 농업을 할 수 없는가? 상호 신뢰의 문제에 그 답이 있다. 네덜란드는 농민 상호간의 신뢰의 문제를 합리적이고, 냉정한 시스템 그리고 전문 경영인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작지만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사례들을 보면, 전라남도의 서남부 채소농협동조합은 주산지인 양파와 마늘위주의 농산물을 생산하여 자동 농산물포장센터(APC)를 갖추어 국내 대형 유통업체와 직거래 뿐 아니라 주변국들에게까지 수출을 함으로써 조합원들의 공동의 이익을 극대화 하고 있다.

우리나라 우유시장의 40%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는 대표적인 품목별 협동조합인 서울우유는 국내 낙농업 종사자들이 1937년 모여 만든 조합으로 년 매출이 1조5000억원이 넘는 대형조합이 되었다.

품목별 협동조합은 아니지만 농산물 생산자 위주의 유통·판매 사례를 보면, 전라북도 완주의 작은 농촌에 완주 로컬푸드 협동조합이 있다. 지역 농민 조합원 1000여명이 모여 만든 순수한 지역협동조합이다.

생산과 포장, 진열, 반품까지 모두 농민조합원들의 몫이다. 여섯 곳의 직매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매출이 많은 매장은 년 24만명이 방문하여 5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역 농산물로 만드는 식당 운영도 시작되었다. 협동조합의 원칙인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성장하는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작은 예를 보면, 우리나라도 품목별 협동조합과 지역별 협동조합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된다.

농업 경쟁력이 강한 나라인 네덜란드, 덴마크, 뉴질랜드의 성공에는 품목별 협동조합의 대형화, 전문화가 있었다. 해외 품목별 협동조합의 사례들을 보면, 덴마크 데니쉬 크라운(Danish Crown)은 7600여 곳의 축산 농가들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2만6000여명 종업원을 채용한 세계 최대의 양돈 팩커형 협동조합이다. 매출 11조원 중 85%는 해외 수출로 벌어들인다.

우리나라도 데니쉬 크라운 협동조합의 돈육 수입국이다. 인구 600백만의 작은 나라에서 양돈 농가의 연합으로 규모화를 이루었고, 생산단계에서 품질제고를 연구하는 양돈연구센터와 도축시스템과 식육위생을 관리하는 돈육연구소 그리고 덴마크 농식품협의회와 협력으로 생산, 도축, 가공, 유통, 수출 등 전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결과 이제는 전 세계 돈육시장에서 강자가 되었다. 덴마크에서 식품산업기업 대부분은 농민들이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전 세계 농민들의 가장 큰 애로점은 농산물 생산보다 유통이다. 어느 나라 농민들이던 중간유통상들의 횡포를 경험한 사실이 있을 것이다. 브레따뉴 지역의 농민들 역시 중간유통상들의 횡포에 시달리다 자발적으로 협동조합을 조직화하고 설립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프랑스 채소협동조합연합의 공동 브랜드 ‘브레따뉴의 왕자’는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이 알고 있는 대표적인 농산물 브랜드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북서방향 500㎞에 위치한 협동조합이 연합하여 만들어진 연합회는 채소 공동브랜드를 만들고, 출하창구를 단일화하여 년 매출 6000여억원을 올리고 있다.

현재 이 연합회는 산지유통센터(APC), 산지출하경매시장 그리고 산지유통회사 운영을 통해 채소의 출하 시기와 양 등 전략수립과 대형 유통업체와 도, 소매시장 및 주변국들에게 수출까지 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시장변화에 대응하기위해 연구소 및 교육기관운영을 하여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낙농기업인 폰테라의 모습.

뉴질랜드 협동조합의 역사는 낙농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1871년 낙농업자들의 치즈협동조합으로 시작된 뉴질랜드 협동조합은 이후, 청정지역인 뉴질랜드 농민들은 자본가들로부터 이익을 지키고, 농산물 수출을 위한 방편으로 기업화·자본화가 필요하여 협동조합이 발전하게 되었다.

2014년 유엔(UN)보고서 협동조합의 글로벌 인구조사(Global Census on Co-operatives)에 따르면 뉴질랜드 협동조합은 국내총샌산(GDP)의 20%로 국가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나라 전체인구의 25%정도는 매일 협동조합과 거래를 하고 있다.

뉴질랜드 최대 협동조합 폰테라(Fonterra)는 연 매출 뉴질랜드 달러(NZD)로 220억(한화 약 18조)에 이른다. 세계 최대의 낙농 협동조합으로써 전 세계 유제품 30% 교역과 육가공업체 얼라이언스 그룹(The Alliance Group)은 육류 수출은 물론 전 세계 양고기 무역의 15%를 거래하고 있다. 폰테라의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위해 조합운영에 투표권이 없는 펀드를 주식시장에 개방하여 확보된 자금으로 중국 등 주요 세계 시장에 진출하여 세계적인 유제품 제조 및 유통회사로 성장하였다.

협동조합의 경영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영위기 그리고 갈등이 존재한다. 뉴질랜드의 협동조합은 문제해결 측면에서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여, 시장경제에 신속히 적응하였다. 우리나라 품목별 협동조합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뉴질랜드의 품목별 협동조합에서 많은 경영 노하우들을 배울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의 협동조합들은 더 이상 조합의 이익을 우선해서는 안 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협동조합들은 생산자의 이익 보장을 우선하여 성장하였고, 현재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여 자국의 농산물 생산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한 가지 명심할 사항은 협동조합도 기업경영이다. 소비자들의 트렌드(trend), 시대적 변화 그리고 지속적인 조합내부의 혁신이 없다면 기업이 파산하듯 언제든지 파산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한반도에서 가까운 중국은 이미 농산물 수입의 블랙홀 시장이 되어있다. 동남아시아 식탁들도 고품질의 우리 농산물을 기다리고 있다.

품목별 협동조합의 대형화로 생산, 유통, 제조, 무역 경쟁력을 갖춰야 우리나라 농업의 경쟁력이 있다. 농업정책의 방향전환이 필요한 이유이다. 농업정책이 방어적으로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농업은 멀지 않은 미래에 한계가 분명 있을 것이고, 경쟁력마저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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