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주인으로 자라나는
밥상머리 교육이 필요할 때
역사와 효, 미래를 가르치는
선비들의 정신을 찾아내자

하도훈 국사문화원 원장 / 대한황실문화원 공동위원장.

인생에서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사람들은 철이 들거나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대부분은 너무 늦는 경우가 많으나, 혹자의 경우에는 그런 위기에 대비하여 별일 없이 위기를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을 지혜로운 이들이라고 한다.

유대인 랍비들은 유태인 공동체마다 존재한다. 그들은 경전인 토라와 법전인 탈무드를 가르치고 사람들에게 읽게 하며, 선조들의 지혜를 전달하며 유대 공동체를 결속하고 서로 돕게 만든다. 전 세계 유태인 마을마다 이들이 있다. 그들은 그 공동체에서 중심역할을 하는 유대교의 성직자들이다. 그들의 이런 풍습은 수 천 년에 이른다.

그들의 아이들은 TV 등의 방송이나 컴퓨터 게임을 보거나 하지 않고, 부모들과 랍비에게서 배운다. 따라서 그들은 어린 시절 거의 같은 과정의 공부를 하고 비슷한 내용의 지혜와 습속을 배운다. 이것이 바로 유태인들이 전 세계에 퍼져 있어도, 그들을 하나로 묶는 고리이다. 그것은 그들 역사서와 고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도 교회나 사찰 등에서 부분적으로는 이런 역할들을 하고 있다. 그들은 부설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기도 하고 각종의 복지시설 등을 운영하면서 사회봉사도 하고, 자신들이 신봉하는 교리에 따르고 있다. 문제는 유태인들과는 달리, 한국인들은 각기 다른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각 종교나 단체가 정한 다른 인격체에게서 영향을 받는다. 형식은 유태인들과 비슷할지 몰라도 그 내용은 매우 다른 것이다.

한인들의 나라 조선은 오백년 동안 유대인처럼 성직자인 선비들에게서 효경을 가르치고 소학을 가르치게 했으며, 그들의 머리에는 상투와 갓이 씌어져 있었다. 그러나 한인들은 이 습속을 지켜내지 못했으며, 그 역할을 할 선비들은 이 땅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목사나 승려들이나 수녀와 신부들, 그리고 파란 눈의 영어 강사들이 이 역할을 대신하고, 한국인 2세들은 인터넷 게임과 컴퓨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식 가정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졌고, 부모들은 가정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차 잊어버렸다. 어떤 교제를 가지고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 그래서 2세들은 효가 뭔지를 모르고, 그들 나라와 조상들의 역사에 대해 모르며 자라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조부모 세대와는 말할 것도 없고 부모 세대와도 단절되어 간다. 이들에 대한 사회교육도 공교육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는 공동체적 결속을 해 줄 수단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학교를 가고, 학원을 가고 선생들에게 내맡겨진다. 생존경쟁을 위해 노동자가 되기 위해 언어를 배우고 산수를 배우고 외국어를 배운다.

이들은 역사인식도 사상도 철학도 그리고 선조들의 지혜도 고대의 경전도 배우지 않고 도덕과 윤리도 습득하지 못한다. 이들은 보호를 받고 양육을 받을 뿐, 한국인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공부를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피지배계급이 되고, 기본기를 갖추지 않고 생존경쟁의 전선에 바로 투입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어떤가, 이들에게서 우리의 미래가 보이는가? 나라는 보이는가. 그들은 조국을 지키고 이 나라에서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겠는가? 난 잘 모르겠다.

유대인들을 답습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한 번 되돌아보자는 것이다. 다시 서당을 세우고, 훈장을 모시고, 선비를 찾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 해서 말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을 배워 세계와 경쟁할 때만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이리라고 여긴다. 진정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이 사회의 주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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