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들이 소통하고 화합할 때
거창군은 발전하고 전진한다

신정규 거창국제연극제 발전위원장.

거창국제연극제는 30년 전, 이종일 위원장이 교사를 그만두고 연극제를 시작했다. 거창읍에서 10년 동안 연극공연을 해도 발전이 없다가, 이 위원장이 배낭여행을 떠난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에서 영감을 얻어 군민관광지인 수승대에서 연극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정주환 군수는 일본 ‘토가연극제’를 방문했더니 “참 좋았다”면서 수승대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주었다. 이에 수승대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수승대 일원에서 연극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사용부지가 거창신씨 요수문중 소유라 문중의 동의를 구해야 했다.

수승대 구연서원은 신요수, 성석곡, 신항고 세 분의 신위를 모시고 제향하는 곳이라 유림과 문중의 반발이 있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윤구 아림신문 사장이 황산마을 여러분들을 만나 연극은 대학공부이며 문화라고 어르신들의 이해를 구해, 수승대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

특히 여러 국가에서 거창국제연극제에 참여하면서 국제행사라는 명칭으로 거창군이 세계적으로 널리 홍보됐으며, 대한민국 최고의 연극제 도시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거창군 행정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수승대 황산 고가마을 또한 정부의 지원으로 새롭게 정비가 되어 문화재청장까지 나서서 수승대와 황산마을을 둘러보게 되었다. 당시 이홍기 군수는 민속마을 신청을 권유했고, 전국에서 ‘아름다운 마을 7호’로 선정됐다. 마을진입로 사업비 50억원을 군비도, 도비도 아닌, 국비로 공사를 마쳐 준공을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는 최숙희 전 거창부군수의 공이 크다.

거창국제연극제가 전국 최고의 연극제로 올라서자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특색사업으로 수승대에 ‘연극고등학교’를 건립하기로 하고, 지난해 6월 안철우·조선제 도의원의 노력으로 도의회 통과가 결정됐다. 올해 옛 위천중학교 자리에 연극학교 공사가 시작되어 2020년에 완공이 될 예정이다.

거창국제연극제는 한 때는 20만명이 넘는 관람객과 피서객이 찾아와 경제적 파급효과가 300억원이 넘는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라 나오곤 했었다. 이렇듯 거창국제연극제가 거창군 경제·관광·문화의 최고 효자사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했고, 유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거창신씨 요수문중에서 연극 부지를 제공하여 발전하게 된 것이다. 거창국제연극제 발전위원회 회원들도 약 20년간 연극제 뒷바라지에 노력한 공이 크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연극제가 두 개의 나뉘어 개최되는 바람에 혼란이 야기됐고, 이에 실망한 연극관람객이 엄청나게 줄어들어 원망이 많았다. 더구나 올해는 연극제 사업비가 전액 삭감됨으로 거창연극제는 크나큰 위기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렇게 된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 거창군민들이 소통과 화합이 부족해 초래된 결과다. 하지만 지난일 보다는 현재와 미래가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소통과 화합이 된다면 거창국제연극제는 다시 일어 설 수 있다.

연극제로 인해 수승대와 황산마을이 개발의 기초가 되었기 때문에 거창군과 군의회도 노력해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거창에서 경관이 가장 뛰어난 수승대가 아니면 거창군의 대표 관광지가 없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승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연극제는 꼭 필요한 조건인 것이다.

다시 한 번 거창군과 연극제, 군민들이 모여 무엇이 잘하고 잘못된 것인지 철저한 반성과 함께 지혜를 발휘해 거창국제연극제를 살려야 할 것이다. 다른 지자체는 없는 문화상품도 만들어 내는 지경인데, 전국 최고의 축제로 각광받던 연극제에 대해 손 놓고 있는 것은 결코 잘하는 일이 아닐 것이다. 사적인 감정보다는 공적인 감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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