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업, 말로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실제로는 경제의 서자(庶子) 처지이다. 농촌을 살리는 일은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주변에 이미 성공적으로 영농을 하는 농업인이 있다. 당당한 경제주역으로 나서야 한다. 한국농업의 희망과 미래는 농민에 달렸다. 우리 농촌은 큰 변혁기에 서 있다.

대외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이 확대되어 농업부문에서도 무한 경쟁시대가 도래했다. 대내적으로는 고령자가 농사현장에서 은퇴하고 새로운 영농주체가 농업을 책임지는 세대교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묵히고 있는 전답이 많다. 가축전염병 발생 등 고질적인 문제들이 매년 되풀이되면서 농정에 대한 불신도 심각한 수준이다. 식어가는 농업에 대한 애정을 살려가야 한다.

농업이 고수익을 창출하는 유망산업이 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도 많다.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삶의 질을 중시한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안전한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건강에 좋고, 자연산이나 유기농의 고품질 농산품으로 인정받는 제품들이 일반 농산품보다 비싸도 잘 팔린다. 농업이 고수익을 창출하는 유망산업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각광받는 농업의 4차산업화이다.

4차 산업시대, 농업은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된다. 양봉의 경우, 벌꿀 외에 화분, 로열 젤리, 프로폴리스 등 고부가 생산품이 많다. 식량공급이라는 관점에서 1차 생산물을 주로 생산하던 전통적인 농업이 식품가공업과 외식산업, 천연물 의약품과 화장품, 향료산업 등과 연계되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바이오소재 산업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미래농업의 발전가능성과 수익성을 한층 높여줄 것이다.

또 농민들의 삶의 터전인 농촌이 휴양과 관광 그리고 문화공간으로 전환될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삶의 질이라는 관점에서 농촌의 문화·예술을 진흥할 수 있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농촌공간이 휴양과 체험의 공간으로, 테마파크·그린 투어리즘 등 다양한 형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거듭남으로써 주요 농가소득 창출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촌이 지니는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이에 따른 다원적 가치를 창출해나간다면 농촌이 휴양 관광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농가수익 창출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호미대신 노트북 들고 농촌으로 향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자연과 농업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이 농업분야에 뛰어들어 인터넷을 이용한 농산물 판매와 지역별로 보존되고 있는 고택이나 유명인사가 태어난 집을 스토리를 얹어 민박집으로 운영하면 일자리창출로 이어질 때 청년들이 농촌에 뿌리내릴 수 있게 된다.

이제 우리 농업도 낮은 생산성과 저수익이라는 비관적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산업으로 부상하기 위한 높은 비전을 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농업계에서 활동하는 모든 이들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꾸준히 추진해나가야 한다.

농업과 농정의 성과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과제를 수립한 후 꾸준히 실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제 농업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털고 기회와 희망적 요인을 적극적으로 잘 활용해나가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농민이 잘 사는 세상, 농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외치는 당선자가 많다. 농민의 애로를 이해하는, 농민에게 진정한 행복을 안겨줄만한 믿음직한 선량들을 만나고 싶다.

서부경남신문  webmaster@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