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한 축이 빠진 조정협의회
조정 기능 못해 '해산 촉구' 요구

사진 왼쪽부터 거창구치소 갈등조정협의회 15명 가운데 찬성 측 민석현(거창읍이장자율연합회 회장), 최민식(거창법조타운 추진위원장), 이정용(거창군시장번영회 회장) 위원. 최순탁(거창군상공협의회 회장) 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는 참가하지 않았으나 회견문에는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사진: 거창인터넷뉴스원>

지난 2014년부터 5년간 거창군의 가장 큰 현안과제로 지속된 온 거창교도소 부지이전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거창구치소 갈등조정협의회’의 한 축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1일 거창구치소 갈등조정협의회 최민식·민석현·이정용·최순탁 위원은 “거창군의 오래된 갈등이 하루빨리 종식되고 법조타운 추진이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우리는 오늘부로 갈등조정협의회 위원을 사임한다”며 “갈등의 한 축이 빠진 갈등조정협의회는 더 이상 갈등을 조정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없으므로 해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갈등조정협의회는 당연직인 거창군청 기업지원과장을 비롯해 15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최민식(거창법조타운 추진위원장)·민석현(거창읍이장자율연합회 회장)·이정용(거창군시장번영회 회장)·최순탁(거창군상공협의회 회장) 4명의 위원은 현 위치에 교도소를 설립하자는 찬성 측 위원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거창법조타운은 성산마을의 가축분뇨 악취문제를 국비로 해소하기 위해 국책사업을 유치한 것으로 인구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 거창군 발전의 견인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추진했으나, 구치소 유치를 반대하는 모임이 결성되고 학교 앞이라는 등 여러 가지 사유를 들어 반대투쟁을 벌이면서 지난 5년 동안 갈등이 지속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창구치소 갈등조정협의회’가 만들어졌고, 찬성 측도 갈등해소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협의회 활동에 적극 동참하여 성실히 협조했다”고 강조했다.

갈등조정협의회에서는 거창교도소 부지 이전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주민투표’로 해결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법무부에 주민투표를 요구했다. 또 주민투표를 성사시키기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방문, 지역국회의원 면담, 서울동부구치소 견학, 법무부 교정본부장 면담 등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지난 9월 법무부로부터 “거창법조타운 조성사업은 국가사무이며 이미 정책이 수립 확정되어 시행중인 단계에 있어 주민투표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회신을 받았다.

이에 따라 찬성 측 갈등조정협의회 위원들은 “최선의 방법이라 동의했던 주민투표가 성사되지 못했으므로 이제 갈등조정협의회의 역할은 없으며 집행부인 군과 대의기관인 의회에 이 문제를 맡겨 갈등을 종식시키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며 위원 직을 사퇴했다.

최민식 거창법조타운 추진위원장은 “거창법조타운의 공을 이제는 군과 의회에 넘긴다”며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