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들은 취임 100일을 맞아 짧은 기간에 한 일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대로 4년 후면 지역이 확 바뀌어 정말 잘 살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들게 된다. 그동안 추진했다는 실적 중에는 전임자가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얻은 것이 적지 않은 터인데 모든 공은 자기 것으로 내놓고 있다.

공은 전임자에게 돌리고 상은 내가 받은 것으로 조금 겸손함을 보였더라면 얼마나 멋진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북한의 김정은이 살인마대신 ‘쿨’한 신세대 이미지를 얻은 것은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는 초라해”같은 낮춤덕분에 예의바른 지도자급으로 격상되었다.

주민들은 치관이 9단이다. 눈치가 빠르다. 듣는 귀와 보는 눈이 있다.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다 알고 있다. 지자체장은 희망을 파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권력의지와 정치세력 못지않게 시대정신에 맞춰 주민에게 따뜻한 비전과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끼리끼리 문화가 횡행하면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주민들은 깨어있는데, 지도자가 지지층을 중심으로 성(城)을 쌓으면 민심은 이반 된다. 지도자는 한옥의 지혜를 되새겨 봄직하다. 대문은 밖에서 안으로 밀어 열고, 방문은 안에서 밖으로 연다. 대문을 밖에서 안으로 여는 것은 신선한 공기를 집안으로 들이자는 것이고, 방문을 안에서 밖으로 여는 것은 방안의 탁한 공기를 방밖으로 내보내고 바깥의 맑은 공기. 좋은 공기를 받아들이기 위한 것이다.

성공한 지자체장이 되려면 선거운동을 열심히 한 지지자, 측근중심에서 벗어나 상대방도 아우르는 열린 마음, 열린 행정을 해야 한다. 군수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그렇다고 입맛에 맞춰 이것저것 간섭하고 압박하는 자리는 아니다.

열린 마음으로 지역발전을 하고 주민이 행복해 하는 좋은 군수로 기억되도록 노력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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