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클럽, 강제집행관련 승소
수탁기간 연장에 대해선 패소

양동인 전 군수 벌금 500만원
소장 300만원·계장 3명 50만원

군 “벌금형 항소할 계획 없다”
행정소송은 13일 항소장 제출

거창스포츠클럽이 거창군과 2년 가까이 법적 다툼을 벌인 가운데 부분 승소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2월14일 군이 행정집행에 나서 스포츠클럽을 강제 폐쇄하던 모습이다.

거창군과 거창스포츠클럽이 2년 가까이 치열한 법적다툼을 벌인 가운데 1심에서 부분적으로 거창스포츠클럽이 승소하면서 양동인 전 군수 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1일 거창스포츠클럽과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 등에 따르면 이날 군이 형사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양동인 전 군수 벌금 500만원, 전 체육시설사업소장 벌금 300만원, 전·현직 사업소 계장 3명이 각각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5년 10월1일부터 2018년 9월30일까지 수탁기간 연장주장에 대해서는 “거창클럽에게 3년의 운영기간을 보장하였다고 볼 별다른 사정이 없다”며 거창군이 승소했다.

거창군과 거창클럽의 법적 분쟁은 지난 2016년 11월7일 계약해지 통보에 이어 2017년 2월14일 군이 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시설인 국민체육센터를 스포츠클럽이 무단점유하고 있어 군민 불편을 끼치고 있다”며 행정집행에 나서 스포츠클럽을 강제 폐쇄하면서 시작됐다.

법원은 “거창군이 주장한 위탁협약 해지통보 무효는 ‘최초 1년간 운영’에 대해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1년이 채 경과하기 전의 운영 자료들만을 토대로 이 사건 협약의 연장여부를 결정하였으므로 해지통보는 무효이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거창군이 거창클럽과 해지통보를 하게 된 주된 이유는 클럽이 개선지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클럽이 막연히 군의 개선지시를 따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거창군체육회 회원단체로 가입할 의사를 밝히는 등 분쟁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법원은 “민간위탁조례 제10조 ‘수탁기관은 군수의 지시사항을 성실히 이행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법령 또는 협약에 따른 수탁기관의 지시이행 의무가 인정되는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일 뿐, 수탁기관이 군수의 모든 지시사항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 부분은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수나 상급자의 지시사항이 올바르지 않을 경우 담당자들의 선택에는 고심이 뒤따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당시 거창군이 해지통보의 사유로 들고 있는 거창클럽 이사진의 전문성 부족, 회계관리 불투명, 거창군 등 상급기관의 관리·감독 불응, 거창군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사업시행, 사업실적 및 조직관리미흡 등의 사정들은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기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거창클럽이 당해 연도 사업실적 및 결산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는데 규정에 정한 제출기한 내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는 등 거창클럽의 업무처리에 다소 문제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옥 거창스포츠클럽 회장은 “거창군이 공권력을 무기로 거창클럽을 부패집단으로 마녀 사냥하는 바람에 지역의 왕따가 되어야 했다”며 “늦었지만 진실이 밝혀졌기에 이제는 억울하게 씌워진 누명을 벗고 정정당당히 영재 발굴 등 스포츠 저변확대 사업에 혼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군수가 바뀐 현재 더 이상 법적싸움은 원치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교도소 찬반문제로 분열되어 있는 시국에 거창군과 원만하게 해결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정소송을 비롯해 민·형사 손해배상청구, 건물명도소송 등 6건이 함께 진행 중이라 거창군과 거창클럽 간의 화합 여부가 결정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거창군 체육시설사업소 관계자는 “이번 행정소송에서 군은 잔여기간 운영권은 승소했고, 위·수탁협약 해지 관련 소송만 패소 한 것"이라며 "형사소송 벌금형에 대해서는 실익이 없기 때문에 항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군은 행정소송에 대해서는 지난 13일 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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