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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이어온 주민들 외침 “세상을 변화시켰다”
  • 주지원 기자
  • 승인 2018.12.0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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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댐백지화 함양대책위
SBS 물 환경 ‘대상’ 수상
전국 댐 반대운동 구심점 역할
정부 물 정책 변화시키는데 앞장
용유담 ‘명승 지정' 의지 내비쳐

지리산댐 백지화 함양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열린 ‘SBS 물환경 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사진: 지리산생명연대>

20년을 이어온 주민들의 외침이 세상을 변화시켰다.

지리산댐 백지화 함양대책위원회가 올해로 10회를 맞는 ‘SBS 물환경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물 환경 대상은 환경부와 환경운동연합, SBS가 공동 주최하고 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이 협찬하여 제정한 지구촌의 물과 생태환경을 지키고자 애쓰는 사람과 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시민사회부문, 교육연구부문, 정책경영부문 등 총 세 가지 분야와 전체 대상을 놓고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후보로 추천 되었으며, 지난 10월 실사 조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20여명의 주민들로 구성된 지리산댐 백지화 함양대책위는 국가기관이 추진한 댐 건설 계획에 맞서 댐 백지화 운동을 펼쳐 전례 없는 성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리산댐 뿐만 아니라 전국 댐 반대 운동의 상징적인 존재이자 구심점으로서, 최근 국가 주도 대규모 댐 건설 중단 등 우리나라 물 정책을 변화시키는데 앞장서 왔다는 점에서 대상 수상자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았다.

또한 4대강 사업과 지리산댐 건설에 대해 그동안 정부 측 논리의 허점을 전문가로서 날카롭게 지적해온 박재현 인제대학교 교수 역시 교육연구부문 수상자로서 시상대에 올랐다.

대책위 측은 이번 수상에 대해 “20여년 계속된 활동으로 지친 주민들에게 그야말로 새로운 활력소가 될 만한 상”이라며 “여기에서 얻은 힘으로 주민들과 함께 엄천강의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여러 활동들을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책위 측은 대상 수상은 지리산댐 백지화에 마침표를 찍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더 확실한 마침표는 용유담 명승지정을 이뤄내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용유담 명승지정 재논의를 위한 활동 의지를 내비쳤다.

전성기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이 상은 지리산댐 백지화를 함께 염원해주신 많은 국민들과 주민 여러분들이 함께 받는 상이라 생각한다. 용유담 명승지정 등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더 열심히 활동 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간사단체 활동가로서 대책위의 실무를 담당한 김휘근 지리산생명연대 생태보전팀장은 “이런 결과가 있기까지 20년 이상 버텨온 주민들의 경험가 의지가 가장 큰 힘이 되었다”면서 “소수의견에 불과했던 대책위의 활동이 결국 세상의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우리나라 곳곳의 가치 있는 소수의견이 빛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선시영 공동위원장은 이날 10분간 진행된 ‘에코 프로포즈’를 통해 댐 건설 예정지에서 댐을 반대하는 주민으로서 지내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분열된 지역 공동체의 재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선 공동위원장은 “지리산댐은 댐에 찬성했거나, 반대했거나, 모든 주민들에게 크나큰 상처와 피해를 남겼다. 오랜 세월 친구로, 형이자 아우로 지냈던 사람들이 어느 날부터인가 나를 피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이제 과거는 잊고 새롭게 예전처럼 평화로운 공동체를 다시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 측은 대상 수상이 결정된 지난달 3일 ‘지리산 노 댐(No Dam) 축제’를 열고 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선언문에는 지리산 및 전국 각지의 18개 단체, 70여명의 개인이 함께 하여 그 의미를 되새겼다.

<지리산 시민사회 No Dam 선언문>

갈등과 배제를 딛고, 화해와 공존을 향하는
지리산 사람들 공동 선언문

2018년, 대한민국은 실로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할 역사와 되찾아야 할 가치들을 돌아보며, 앞으로 이 땅에서 천년만년 이어질 우리 삶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것이다. 그 첫걸음으로서, 남과 북은 다시 만나 화해의 손길을 맞잡았고, 한국 사회는 남성과 여성, 그리고 여러 소수자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사회적 고민을 격렬하게 시작하였다.

이렇듯 화해와 공존은 2018년 한국 사회가 보여준 가장 절실한 가치이자 지향점이었다. 그리고 이 화두는 지난 20년간, 이 곳 지리산에서 가장 애타게 찾았던 것이기도 하다. 지리산댐 건설계획이 처음 발표된 1998년 이후, 지리산에는 전에 없던 선들이 그어지기 시작했다. 댐 건설 예정지, 수몰 예정지, 토지 매입 대상지 등 다양한 이름으로 그어진 경계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그림자 같은 흔적을 남겼다. 서로 다른 경계의 밑그림은 지리산 사람들을 여러 갈래로 찢어 놓았고, 결국 지리산은 오랜 시간 갈등과 배제의 개미지옥이 되어버렸다.

대한민국의 모든 댐은 언제나 이런 갈등과 배제를 먹고 자라왔다. 때문에, 댐이 지어진 곳에는 수혜자가 없다. 댐으로 고향을 잃은 이들도, 고향이 발전한 이들도, 보상금을 수령한 이들도, 수령하지 못한 이들도, 댐을 찬성했던 이들도, 반대했던 이들도, 댐이 지어진 이후에는 언제나 피해자로 귀결 될 수밖에 없다. 화해와 공존이 불가능한 공동체에서는 어떤 물질적 이익도 삶의 질을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시대, 우리 한국 사회는 바로 이 점을 깨달은 것이다.

하여 우리는, 지리산댐 건설 계획이 백지화 되고 국가주도 대규모 댐 건설이 중단된 이 때를 출발점으로 삼아, 갈등과 배제로 점철되었던 지난 20년 세월과의 작별을 고한다. 이제 화해와 공존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여 망가진 지리산 공동체를 다시 일으키고, 과거 수천년 지리산에서 이어온 선대의 지혜를 되찾아 다시 수천년 이어질 후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우리는 지리산댐 20년 역사를 거울삼아, 지리산 공동체의 화해와 공존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둘. 우리는 지리산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형태의 개발 행위에 대해, 평화로운 대화와 소통을 전제로 합의에 이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셋. 우리는 찬성과 반대를 떠나 모두가 지리산댐 건설 계획의 피해자임을 자각하며, 결코 과거의 입장을 근거로 이웃을 차별하거나 배제하지 않는다.
 

2018년 11월 03일

지리산댐백지화함양대책위원회, 지리산댐백지화남원대책위원회, 지리산생명연대,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 지리산종교연대,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지리산사람들, 함양시민연대, 진주환경운동연합,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 삼각산재미난마을, 지리산리조트파워레포츠, 진주YMCA , 창녕환경운동연합,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생명마당, 사천환경운동연합, 광덕산환경교육센터, 부산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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