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개 지역사회단체 참가
로터리에서 ‘만세운동’ 재현
거창청소년 독립선언서 낭독

신용균 교수 주제 발표 예정
5명 독립운동 희생자 발생한
거창 최초의 3·1운동 밝혀져

거창의 자존심 ‘파리장서운동’
일본군 1개 중대 거창 파견도
독립운동 발자취 곳곳에 남아

오는 22일과 23일 이틀간 100여개의 사회단체가 참가하는 '3·1운동 100주년 거창평화축전’이 열린다. 사진은 지난 1일 가조면 기미독립만세 기념탑에서 열린 기념식 모습. 거창박물관에서는 '거창항일운동과 애국지사 유묵전'이 다음달 30일까지 전시된다. <사진: 거창군>

100년 전 그날, ‘대한민국독립’을 외쳤던 함성이 다시 울려 퍼진다.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이해서 100개의 지역사회단체가 참여하고, ‘만민회’를 상징하는 만 명의 지역민이 함께 참여하는 만세운동이 재현된다.

18일 ‘3·1운동 100주년 거창평화축전’에 따르면 오는 22일과 23일 이틀간 거창읍 로터리 광장에서 기념식과 만민회, 독립만세운동 재현, 학술심포지엄, 체험행사 등이 열린다.

그동안 거창 3·1운동은 가조면과 위천면의 만세운동, 파리장서운동이 알려져 있었다. 특히 1919년 3월22일 3000여명이 참가한 가조면민 만세운동은 11명의 사상자가 있을 정도로 격렬했다.

더욱이 거창의 곽종석 선생이 전국 137명의 유림 대표로 파리평화회의에 독립청원서를 제출한 일은 유림의 자존심과 거창지역의 독립사상을 높이 고취시켜 온 일로 평가받고 있다.

거창평화축전 측은 기념행사와 함께 22일 오후 6시30분 거창대학 다목적강의실에서 열리는 학술심포지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제대로 된 기록을 남기자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심포지엄은 ‘평화와 통일의 시대 거창의 미래를 전망하다’라는 주제로 △신용균 고려대 연구교수 ‘거창의 3·1운동’ △유영재 푸른산내들 대표 ‘지역공동체, 장벽은 무엇인가’ △김훈규 농업회의소 국장 ‘거창의 농업, 돌파구는 있는가’ △강경근 아림고 교사 ‘교육도시 거창, 지속가능한가’로 발표를 갖는다.

이어 둘째 날인 23일 낮 12시30분 거창풍물패연합이 거창읍 로터리에서 길놀이 식전행사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오후 1시에는 기념식과 만민회가 로터리 광장에서 열린다. 거창지역 청소년들이 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거창의 3·1운동 경과보고, 윤구 상임공동대표와 최광주 민주평통 부의장의 기념사, 지역민들이 현장 발언인 만민회로 이어진다.

축전의 하이라이트는 만세운동의 재현이다. 행사참가자들은 로터리에서 출발하여 대동리 포교당(사암연합회, 효림스님의 법문), 거창교회(기도, 합창단공연), 침류정과 파리장서(향교 유도회의 다례와 축문), 로터리광장(3·1운동재현 마당극과 비보이, 난타공연 및 원불교 청수제례) 순으로 가두 행진한다.

계층과 종교를 초월한 거창 3·1운동

100년 전 거창 3·1독립만세운동은 역사상 남녀노소, 계층, 사상, 종교를 초월해 전 지역민이 동참한 최대의 역사적 사건이었다.

기미년 3월20일과 22일 가조와 가북면 주민 3000여명이 대한독립만세운동의 깃발을 높이 외쳤고, 4월8일에는 위천·마리·북상 주민들이 위천면 장터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일으켰다.

또한 유림의 독립운동도 들불처럼 번져 우리나라 유림의 대표인 면우 곽종석 선생을 중심으로 독립청원서를 만들어 파리 만국강화회의에 보낸 ‘파리장서운동’은 거창의 유림들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거창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다. 이주환 열사와 윤봉의 열사의 순국, 거창교회 주남선 형제의 독립운동 자금모금과 독립군 가담, 거창출신 승려의 해인사 만세시위 주도 등 독립운동의 발자취가 거창 곳곳에 남아 있다.

게다가 최근엔 거창읍, 남상면, 거창초등학교에서 만세시위를 계획했던 새로운 자료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균 고려대 연구교수는 “1919년 3월8일 거창에서 만세운동으로 5명이 총살당했다. 이 사실은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라며 “사건의 시기로 보아 거창 최초의 3·1운동이다”고 말했다.

가조면에서는 수 천 명이 만세시위에 동참하자 다급해진 거창헌병부대는 일본군에 지원을 요청해 대구헌병대에서 헌병 특무조장 등 16명이 급파되고, 당시 경남도청이 소재한 진주에 주둔한 일본군 보병 80연대는 1개 중대를 거창에 파견하기도 했다.

신용균 교수는 “거창의 3·1운동은 2월19일 시작되어 4월8일까지 40여일 계속되었고, 총 10회 시도되어 만세운동 3회, 파리장서운동 1회가 성공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윤구 거창평화축전 상임공동대표는 이번 행사의 취지에 대해 “100년 전 3·1독립운동이 그랬듯이 100주년을 맞이하는 3·1운동 기림을 통해 종교, 이념, 계층을 떠나 거창군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과 번영을 위한 다짐의 해로 새로운 100년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행사는 ‘3·1운동 100주년 거창평화축전 준비위원회’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거창군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3·1운동 100주년 거창평화축전' 안내장.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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