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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보궐선거로 본 1년 후 ‘거함산합’ 정치풍향계
  • 이영철 기자
  • 승인 2019.04.0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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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대 범야권 후보 3대3 구도
한국당 “공천 더욱 치열해질 듯”
민주당 “바닥 다진 정치인 유리”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PK(부산·경남) 민심은 균형을 택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후보에 성공하면서 ‘범여권 후보’로 쉽게 당선할 것으로 여겨졌던 정의당 여영국 후보(45.75%)가 한국당 강기윤 후보(45.21%)에게 신승하면서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 진행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득표수로는 여 후보가 4만2663표, 강 후보는 4만2159표를 각각 얻어 표 차이는 504표로 집계됐다. 여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강 후보에게 줄곧 뒤지다 사실상 개표를 99.98%까지 마무리된 상황에서 마지막 뒤집기를 이뤄냈다.

통영·고성에서는 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59.47%의 득표율로 35.99%를 득표한 민주당 양문석 후보를 누르고 여유 있게 당선됐다. 19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는 18%를 얻는데 그쳤고, 20대 총선에선 후보를 내지 못해 이군현 당시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후보가 무투표 당선되기도 했다.

보궐선거는 진보와 보수가 1대1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로 인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에는 경고등이 켜졌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나비효과는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로도 파생될 전망이다.
 

범야권 후보, 보수 대통합 유력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보궐선거는 결론적인 면에서는 무승부이지만, 내용면에서는 보수 결집이 빠르게 이뤄져 한국당이 우위를 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참패를 당한 PK(부산·경남)지역에서 민생경제 약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이유로 여권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 범야권 후보는 한국당 강석진(60)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태호(57) 전 한국당 최고위원, 신성범(56) 바른미래당 경남도당위원장이 치열한 경선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강석진 의원은 현직 프리미엄으로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기반이 탄탄한 산청·합천과 달리 거창·함양은 조직력 장악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라 고지를 넘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또한 친박 감별사로 불리우던 최경환 전 대표의 측근으로 '친박 프레임'을 어떻게 벗을지도 관심사다. 친박 황교안 전 총리가 당 대표에 뽑히고, 당내 입내 입지가 다져진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한국당 차기 대권 주자 가운데 한명인 김태호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 여부가 흘러나오면서 지역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이같은 소문은 지지자들로부터 힘을 받고 있어 김 전 최고위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자못 궁금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권 주자로 부상한 김 전 최고위원이 당선 안정권인 고향으로 내려오기는 힘들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험지 출마론’이 대표적인데 아직 50대인 김 전 최고위원이 대권주자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출마해 당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고향 출마는 역풍도 맞을 수 있어 국무총리 후보까지 지낸 김 전 최고위원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서울 강남, 부산, 창원 등 험지출마로 대선을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고향 출마를 흘린 것은 지지자들이 ‘지역여론’을 떠보기 위함이라는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

범야권 후보 군에 포함되는 신성범 바른미래당 경남도당위원장의 행보도 관심사다. 특히 바른미래당은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이 다시 교섭단체를 만들면서 제3당으로서의 캐스팅보트 위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여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경남도당은 4일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한 창원시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신성범 경남도당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 전원 총사퇴로써 응분의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 위원장은 범야권 대선후보인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정치에서 의리를 중요시하기에 유 전 대표와 정치적 방향을 같이할 공산이 크다. 한국당은 대선 후보 강화와 ‘보수 대통합’을 위해 유 전 대표에게 보내는 ‘러브콜’은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신 위원장은 유승민 전 대표와 함께 한국당과 ‘당 대 당’ 통합, 또는 ‘개별 입당’으로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사실상 한국당 입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진보 불씨 되살려야… 결국 지역정치인 몫

이번 선거에서 집권정당인 민주당은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불과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사상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압승을 거둔 민주당이 불과 1년이 안돼서 ‘경고등’이 켜졌다고 볼 수 있는 결과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경남도지사를 비롯해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창원시장·통영시장·김해시장·거제시장·양산시장·고성군수·남해군수 7곳을 휩쓸었다. 하지만 10개월여 만에 부산·경남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추세라는 점이 뼈아프다.

이는 선거기간 동안 불거진 장관 후보들의 부동산 투기논란, 자녀 이중국적, 다주택자 등 믿었던 진보인사들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의 내용들이 폭로되면서 국민의 믿음을 얻는데 실패한 것임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이번 선거는 지역민심이 예전과 달리 진보 진영에 마냥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에 따라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에도 정치 거물들이 쉽게 발을 딛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민주당 후보군으로는 문성현(67) 경제사회노동위원장과 마지막 대검 중수부장으로 불리는 김경수(59) 변호사, 김도호(63) 군인공제회 이사장이 있지만 선뜻 출마로 나서기에는 장벽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문 위원장은 장관급으로 정부 요직을 맡고 있고, 전 민주노동당 대표 등의 경험이 있어 출마를 한다고 하더라도 노동계 출신이 많은 창원과 부산, 또는 서울 출마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대구고검장을 지낸 김경수 변호사는 지난 1월부터 법무법인 ‘율촌’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로 검찰총장 임명시마다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김도호 이사장은 측근을 통해 최근 출마의지를 완전히 접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는 정의당 여영국 당선인처럼 지역에서 탄탄한 입지를 배경으로 바닥 표부터 다져온 온 정치인들의 출마가 유리한 상황이다. 이 경우 양동인(66) 전 거창군수와 권문상(54) 변호사, 김기범(51) 민주당 거함산합 지역위원장의 경선구도가 유력시된다.

양 전 군수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거창군수 경선에서 낙천한 뼈아픈 경험을 입은 바 있다. 조직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아 밑바닥 표부터 다지는 중이다. 내년 총선에서 뛰어들 것은 확실해 보인다.

권 변호사는 직접 주자로 뛸 것인지, 아니면 지역구 선거를 지휘할 것인지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주변에서는 출마를 강권하는 상황이다. 출마할 경우 어떤 구도로 총선에 임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합천·거창은 인지도가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함양·산청은 약한 편이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의 떠오른 샛별이다. 정치입문 10여년 끝에 절치부심 지난 지방선거에서 거창군수 공천을 받았지만 아깝게 석패했다. 차후 거창군수 선거에 재도전장을 내밀지, 총선으로 직행할지는 후보들 간의 교통정리로 몇 개월 더 두고 봐야 할 상황이다.

현재로서 내년 총선구도는 양동인, 권문상, 김기범 여권 후보 3명과 강석진, 김태호, 신성범 범야권 후보 3명으로 좁혀진 상태다. 올 여름까지 여야를 포함해 출마를 희망하는 후보가 없을 경우 21대 총선 후보는 이대로 굳혀 질 공산이 크다.

한편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경선에서 아깝게 탈락한 이현출(54) 건국대 교수와 한국당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정용상(63) 전 한국법학교수회 회장도 여권의 잠재적인 후보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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