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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웅양 동호숲 “150년된 아름드리나무 20그루 싹둑”

베어낸 나무는 제재소로 옮겨
지난 4월말 약물 주사로 고사

7월 농림부장관 숲 방문 핑계
“주민들과 협의했다 거짓 보고”

주민들 25일 검찰에 수사의뢰
“송이 판 돈으로 숲 가꿨는데”

지난 21일 거창 웅양 동호숲에서 수령이 100~150년 된 아름드리나무 20그루가 싹둑 잘려나간 일이 발생했다. 이천영(57) 설천재 대표가 불법으로 벌목을 하고 남은 잔 가지들을 가르키고 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곳이 이모씨의 과수원. 이씨는 이곳 외에도 윗쪽에 있는 작은 동산 하나를 통째로 벌목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전국의 아름다운 숲 11곳에 선정된 거창군 웅양면 동호숲에서 수령이 몇 백 년 된 아름드리나무 20그루가 베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거창 웅양면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1일 동호숲 바로 옆에서 과수원을 경영하는 이모(54) 씨가 “사과나무가 나무가 그늘에 가려져 고사한다”며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20그루를 몰래 잘라내는 일이 발생했다. 이 나무들은 폭은 1미터, 둘레는 3미터가 넘고, 수령만 100~150년된 것으로 알려졌다.

벌목되고 밑둥만 남은 상수리나무. 주민들은 "수령이 150년은 됐다"고 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주민들은 “과수원 주인 이모 씨는 지난 4월말쯤 몇 백 년 된 아름드리나무들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약물을 주사해 고사시키더니, 급기야 21일 오전부터 허가와 절차도 없이 동산 하나를 통째로 벌목하여 반출시켰다”고 분노했다.

더구나 과수원 주인이 몇 백 년 된 아름드리나무를 베어버린 곳은 본인 소유의 땅도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허탈해했다. 베어진 나무들은 주상면에 있는 한 제재소를 옮겨져 목재업체가 관리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앞서 과수원 주인 이모 씨는 올해 초에도 아름드리나무 3그루를 고사시켜 주민들로부터 경고처분을 받았는데, 또 다시 이런 황당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동호마을 주민들은 아름드리나무들을 자른 과수원 주인을 산림당국에 신고했고, 오는 25일에는 검찰에 수사의뢰 할 예정이다.

이천영(57·전 마을이장) 설천재 대표는 “어제 오전에 나무를 자르는 소리가 들려 동호숲으로 가보니, 과수원 주인이 군청과 협의했다”며 “(나무를 베는 사람은) 산림과 직원들이라며 이들을 지휘하며 나무를 베어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3년 동호마을 사람들이 마을 뒷산에서 수확한 송이를 판 돈을 모아 숲에 잇댄 논밭 1500평을 사들이고, 거창군은 나무 값을 마련하여 소나무 50~60그루를 심었는데 이런 일들이 벌어져 어처구니없다”고 분개했다.

거창 웅양 동호숲에 있는 작은 동산 하나가 통째로 벌목되고 잔 나무들만 남아 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동호숲 아름드리나무들이 벌목되고 주상면에 있는 한 제재소로 옮겨져 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이에 대해 거창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21일 오후 4시40분쯤 웅양면장과 동호마을 이장 등 5명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포크레인 2대, 세렉스 1대, 톱을 든 벌목꾼 2명이 작업을 마치고 내려오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나무를 벤 이는 군청소속 직원들이 아니고, 과수원 주인 이씨가 산림조합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추천 받아 작업을 진행한 것”이라며 “허가도 없이 벌목을 한 행위에 대해서 엄벌에 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7월6일 웅양 동호숲에서는 거창군농업회의소의 7주년 행사가 잡혀있다. 웅양면 관계자는 “이날 300~400명 정도가 모이는데 과수원 주인 이씨가 고사목을 베기 위해 마을주민들과 협의가 됐다며 거짓으로 보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경남도지사도 참가할 것으로 보여 거창군에서도 관심을 갖고 대청소 등 환경정화 등에 나설 예정이었다.

한편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에 자리한 동호숲은 솔향기 돌담마을이라 불리는 동호마을 어귀에 조성되어 500년 넘게 전통 숲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4년에는 전국의 아름다운 숲 11곳에 선정된 우리나라 대표 숲이다.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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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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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영훈 2019-06-23 13:54:24

    안타깝네요 ㅠㅠ
    몇백년된 살아있는고목을
    주사기로 고사시켜 잘라내다니 참으로 어이가없네요 자손대대로 물려줘야할숲을 훼손시켰으니~ㅠㅠ
    이런사람은엄벌을내려야합니다   삭제

    • 안의 2019-06-23 11:10:28

      오~호통제라
      슬픈현실이네요
      의식이상실한세상 기본을어버린사회~
      그러나 누가지키겠습니까,~?
      우리가 국민이지킬수바께
      힘내셩 당신이있어 행복합니다~♡♡♡   삭제

      • 이유나 2019-06-23 10:27:56

        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 얼토당치도 않은 일이 일어났네요.
        검찰의 정확한 수사와 조치가 필요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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