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함양의 축제에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 서부경남신문
  • 승인 2019.09.28 21:32
  • 호수 27
  • 댓글 0

내년도 산삼항노화 엑스포를 앞두고 마지막 리허설격인 함양산삼축제가 8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태풍으로 날씨 득을 보지 못했다. 짧은 연휴기간으로 추석의 특수도 누리지 못했다. 행사관계자의 혼신을 기울인 개최준비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예산을 10억원 이상 투자한 축제치고는 스토리가 없었고 먹고 놀자 판의 축제에 지나지 않아 엑스포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앙꼬 없는 찐빵이랄까. 주인공인 산삼과 관련된 상품은 없고 텅 빈 먹거리 부스만 즐비했다. 행사기간 내 저녁마다 가수 노래듣다 집에 가기 바쁘게 스케줄이 짜여 있었다.

금산 인삼축제에 가면 인삼이 넘쳐난다. 동서남북이 인삼이다.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에 가보라. 갖가지 국화꽃이 시선을 끈다. 산청 동의보감촌에 가면 지금도 볼거리가 있다. 축제를 마치면 끝인가? 축제는 일회성 행사인 만큼 어찌하든 끝난다.

산삼 엑스포는 산삼재배농가 몇 사람을 위해 거액을 쏟아 붓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산삼산업의 위상강화와 게루마늄 성분이 풍부한 땅에서 자란 함양의 항노화식품을 많이 팔아 농가소득을 높이려는 것 아닌가. 효능과 관련된 스토리를 얹어 사람들에게 함양 산삼을 먹고 싶어 하는 욕망을 부추겨야 한다.

한국 기업인을 만난 소련의 어느 개혁파인사가 인삼에 대해 말했다고 한다. “한국이 소련에 큰 죄를 지고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란 기업인이 그게 무슨 말씀이냐고 물으니 “고령의 보수반동적인 인사들이 한국의 인삼을 먹고 정정하여 지금까지 저리 버티고 있지 않느냐‘라는 것이다. 인삼은 중국과 소련에서도 널리 알려진 한국의 신비스런 약초였다.

인삼은 긴 세월이 걸리는 약초이다. 기후나 햇볕 그리고 습도까지 하나하나 조건이 맞지 않으면 생육 자체가 불가능하다. 인삼이 이러니 산삼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 심마니들이 산삼을 걸고 평생을 바친 예가 그 희귀성과 신묘성을 대변해 준다. 이런 산삼을 놓고 엑스포를 개최하는 것이다. 산삼의 신비를 벗기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장면이기도 하다.

산삼으로 가히 세계를 제패할 만한 가를 가늠해 볼 때이다. 한데 기껏해야 풍물잔치처럼 가수나 불러 노래하고 참여자가 몇 십 만명이니 홍보하는 것은 산삼축제의 본질이 아니다. 방문객수는 함양군민이면 누구나 짐작하고 있다. 구태여 방문객수를 부풀려 발표하면서 행정의 신뢰성을 추락시킬 것까지 없다. 하던 대로 하면 야심찬 내년의 엑스포도 올해를 답습한 축제가 되지 않을 까 걱정된다. 함양의 품격을 높이는 알찬 행사가 되길 기대한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부경남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