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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의 다른 이름
  • 서부경남신문
  • 승인 2019.09.28 21:41
  • 호수 27
  • 댓글 11
박수연 경남문학 신인상 동시부문 등단. 경남문인협회, 경남아동문학회 회원.

마블 영화가 개봉되면 놓치지 않고 영화관을 찾아서 본다.

어벤져스 시리즈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은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다. 개별 캐릭터가 가진 특성을 살려 초반부의 부진함은 기본으로 깔린다. 한바탕 깨고 부순 뒤에는 늦게 합류하는 마블과 함께 승리로 끝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내용은 영웅들의 만찬 같아서 악은 패하고 선이 이긴다는 이분법적인 사고에 기인하고 있다.

살아가는 일은 달라서 어떤 것이 선이고 악인지 결과만 보고 이기고 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내 속에 마블을 만들고 절대강자가 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마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순간이지만 마블과 자신이 동일시되는 시점에서 쾌감을 느끼게 된다. 강자가 곧 선이 되는 세상은 지금 뿐 아니라 역사를 거듭하고 있지 않은가.

요즘 뉴스에서 끊임없이 기회균등 이라는 말을 한다. 소위 스펙이라는 것은 기회균등이라는 말을 상쇄한다. 부모의 스펙이 곧 자식에게 대물림되는 현상은 굳이 따져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 되었다.

나는 취준생 두 딸을 둔 엄마다.

취준생들은 대게 상반기 하반기 직원 모집공고에 따라 자소서와 스펙을 전형에 맞추어 제출하고 시험을 치르는 일을 반복 또 반복 한다. 경쟁률이 백 단위를 넘는 일은 흔하다. 시험결과를 기다리며 또 다른 양식에 맞는 자소서를 제출하고 다음 시험 일정을 기록하는 일을 반복 또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한 해를 넘기게 된다.

바닥에 남은 멘탈을 쓸어 모아서 모집공고를 검색하고 시험결과에 절망하는 무한반복을 하다보면 꿈이란 게 언제 있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해진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잘 할 수 있는 것도 잊게 된다. 자소서 쓰는 기계가 되어가는 느낌 속에서 나를 소개하는 일이 나를 소개하는 것인지 면접자의 기호를 소개하는 것인지 기준마저 모호해진다.

취준생이 잠정 7만인 시대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취준생의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인스타툰에 올리던 글을 책으로 발간해서 유명해진 작가가 있다. 유니유니 작가의 취준생 일기다. 직접 경험한 느낌들을 현장감 있게 그리기도 했지만 생각과 느낌을 표현한 그림과 문장들이 신선하다. ‘이제 그만 놀고, 일하고 싶다! 이제 돈 벌어서 막 쓰고 싶다!’ 읽는 내내 슬픈 웃음이 생긴다. 취준생이 가지는 무게는 없는 집 아이 다섯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마블은 대리암으로 회암이 높은 온도와 센 압력을 받아 변질된 돌이라는 뜻이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마블들이 가진 강점을 살려서 협력해야만 이길 수 있는 전쟁게임이다. 가진 무기들이 달라서 쓰임이 어우러졌을 때 승리로 끝날 수 있다.

세계적으로 학구열과 창의성이 높은 우리 다음 세대가 취업문턱에서 기운을 소진하지 않고 자신의 일터에서 열정을 불사를 때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분명 높아질 것이다.

취준생들이 가진 강점들이 사회 곳곳에서 빛을 발하며 사회에 일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취준생의 다른 이름은 마블이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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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창성 2019-10-10 11:55:58

    좋은글 고맙습니다.
    각기 다른 능력과 색깔이 한데 어울려야 마블링이죠. 회사도 사회도 단순한 수직적 능력 평가가 아니라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개성과 능력의 어울림에 가치를 실현해가야하지 않을까요? 원래가 세상은 어울렁 더울렁~   삭제

    • 심미정 2019-10-01 14:35:36

      동감입니다.
      마블..
      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삭제

      • 둘이 2019-10-01 11:33:24

        .동감가는글이네요.취준생힘내세요^^~   삭제

        • 변상호 2019-10-01 11:32:35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삭제

          • 안경숙 2019-10-01 11:20:09

            40대 마블입니다
            일터에서의 열정은 분명 자신의 행복지수를 높일뿐만 아니라 가족의 행복지수까지 높여주는 최고의 명약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삭제

            • 배대표 2019-10-01 11:18:57

              ^^
              좋은글 감솨합니다   삭제

              • 예하리 박대표 2019-10-01 10:53:12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고등학생 두명을 케어하고 있는 파파입니다.
                앞으로 애기들이 살아갈 길이 마블이 되야한다하니 답답합니다.
                취준생 여러분 힘내세요   삭제

                • 박옥연 2019-10-01 08:16:32

                  나 또한 취준생 엄마라 극히 동감합니다
                  현세의 선은 권력을 가진것과 가지지 못한것의 차이가 아닐까 싶을정도로 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듯합니다
                  꿈이 현실이 되고 희망을 가질수 있는 세상이 만들이지기 위해서는 우리 기성세대가 이루어야 할 과제입니다   삭제

                  • 밤톨 2019-09-30 21:33:20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취준생 때가 정말 힘든 시절이죠. 꿈은 꼭 이루어집니다. 마블영화의 주인공처럼~ 함든 시기를 잘 이겨냅시다!   삭제

                    • 대엉 2019-09-30 17:34:46

                      지나가던 취준생 공감찍고 갑니다   삭제

                      1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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