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청 강현관 과장이 연말 퇴직을 앞두고 펜에 피땀과 세상을 향한 사랑을 찍어 쓴 책 <다볕골 이 사람>을 펴냈다. 불우하게 보낸 어린 시절이야기, 공직생활의 애환 등을 담았다. 특히 어머니가 병들어 위독하자 사람 죽었다고 소문나면 집값 떨어진다며 어머니 죽기 전에 집을 비우라는 집주인의 독촉으로 어린 형제끼리 어머니를 리어카에 싣고 이사한 사실을 딸이 중3때 이야기대회에서 발표했다는 이야기는 눈시울을 젖게 했다.

사람은 진정성을 지닌 말과 살아있는 글을 대하게 되면 굳게 닫아 놓은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된다. 사람들은 밥술이나 먹고 직위가 있으면 사회적 체면을 생각하여 어두웠던 과거를 지우고 싶어 미화하기 쉬운데, 자신의 과거를 진솔하게 고백한 글이 마음에 와 닿았다. 살다보면 기쁜 일, 슬픈 일, 억울한 일, 답답한 일, 외로움, 놀라움, 신비로움 등 수없이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읽는 사람 중에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은 큰 위로가 될 것이고, 그와 같은 처지에 있지 않더라도 그 사람의 처지를 잘 이해하게 되어 결국 모두 한마음, 한뜻, 한 방향이 될 수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솔직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은 깨끗하다. 솔직한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사람은 가진 비밀스럽고 부끄러운 일들을 가슴에 묻어두고 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역사회에서는 글쓴이를 잘 아는, 오랜 세월 함께하며 지켜본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꾀나 요령으로 거짓되게 산 사람이 남긴 글은 술안주가 되기 십상이다.

글쓰기능력은 책읽기, 사고훈련 등을 통해 배양되는 것이다.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하게 마련이다. 독서는 평생학습방법의 하나이며 습관화되어야 한다. 한때는 독서가 취미라고 한 사람이 많았는데 컴퓨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발달로 책도 신문도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엘리트집단에 속하는 공무원들이 경험한 기록을 많이 남겼으면 한다. 쓰는 것은 사람을 정확하게 만든다. 자기의 인생담뿐 아니라 공직경험을 담아 동료들이 참고하게 했으면 좋겠다. 정성을 들여 쓴 책은 그 내용자체도 훌륭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도 엿볼 수 있다. 사소한 이야기나 관심이라 할지라도 오래 동안 잊혀 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책 읽는 사람이 줄고 있다는데 <다볕골 이 사람>이 많은 공무원들이 책을 읽고 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업무연찬을 위한 것이든 자기계발을 위한 것이든 책을 읽고 쓰는 사람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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