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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날 그대에게 들려주는 ‘가을이야기’
  • 이은정 기자
  • 승인 2019.10.15 14:40
  • 호수 28
  • 댓글 0

가을에 정점에 들려주는 음악
시월이 이토록 아름다운 이유

기획 김양식·지휘 이건형 만나
수준급의 노래·연주 실력 자랑

유성학·장병철 두 친구도 합류
인생 칠십 넘어 시작한 연주단

31일 거창서 20분 떨어진 곳
‘캠프 1950’… 바비큐 파티도

‘시월의 마지막 날’ 연주회를 위해 ‘에버그린 연주단’ 이건형 음악감독과 진용수 단원이 지난 13일 거창 북상면 민들레울에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가을은 풍경만이 아니다. 가을은 소리로 먼저 다가온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면서 떨어지는 소리, 억새가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 발걸음이 햇살에 부딪히는 소리, 살며시 책 펼치는 소리, 가을은 온통 소리로 다가온다.

그중에서도 시월의 마지막 날은 가을이 정점에 치닫고 있음을 노래한다. 어느 날보다, 시월의 마지막 날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사무치는 그리움도 아니다. 애달픈 옛사랑도 그림자도 아니다. 어딘가 아련하게 들려오는 선율이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월은 아름답다. 시월은 하루하루가 다 멋진 날이고, 그중에서 마지막 날은 각 볶아낸 커피 향 마냥 그냥 그렇게 가슴 속에 가득히 담겨진다. 그렇다고 추억에 잠기고 젖는 것은 아니다. 이 가을이, 시월의 마지막 날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시월의 마지막 날 열리는 음악회

연주회를 최종 점검하고 있는 단원들. 왼쪽부터 김양식, 연규인, 옹경식, 장병철, 유성학, 한희, 조연지 단원. <사진: 서부경남신문>

시월의 마지막 날을 앞두고 음악회가 열린다. 거창 ‘에버그린 연주단’이 거창에서 20분 가량 떨어진 김천시 대덕면 수도산 밑자락에 있는 옛 문의초등학교였던 ‘캠프 1950’에서 시월의 마지막 날을 기념해 저녁 7시부터 8시30분까지 90분간 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원래 음악회는 거창 북상면에 있는 달빛고운 월선계곡 강선대에 자리 잡은 ‘민들레울’에서 하려고 했지만 3년 전 기억을 더듬으니, 너무 추워서 따뜻한 모닥불이 있는 ‘캠프 1950’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거창 민들레울을 세운 김양식(63) 대표가 있는 곳이다.

시월의 마지막 날 공연도 김 대표의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타고난 축제기획자이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허브 전문가다. 가창 허브힐즈·달서구 이랜드·용인 에버랜드·곤지암랜드 등의 허브랜드 책임자가 되기도 했지만, 오랜 노력 끝에 얻은 성공을 털고 새로운 꿈인 ‘바비큐 전문가’가 되기 위해 날아 오른 ‘멋진 사나이’이기도 하다. 이런 그를 사람들은 ‘역주행의 사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난 13일 시월의 마지막 날 공연을 위해 김 대표와 에버그린 연주단은 민들레울에서 리허설을 가졌다. 3시간 가까이 연주도 하고, 노래도 부르며 햇살 좋은 가을을 선율로 물들였다. 때마침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관객이 되어 즉석에서 노래를 신청하기도 했다. 연주단은 기꺼이 이들을 위해 노래했다.

연주단은 인생의 아름다운 친구들

아코디언 연주를 하고 있는 한희 회원. <사진: 서부경남신문>

에버그린 연주단은 거창에서 음악을 좋아하는 9명의 지인들이 모여 ‘인생의 아름다운 친구’라는 슬로건으로 지난 6월 창단한 단체다. 동호회 성격의 모임이지만, 노래 실력은 가수급 이상의 수준을 자랑한다.

에버그린 연주단 음악감독은 ‘거창윈드오케스트라’의 이건형(61) 상임지휘자가 맡았다. 이 지휘자는 대구시립교향악단에서 트롬본 연주활동을 해왔다. 1988년 첫 단원생활을 시작한 이후 25년간 대구시향을 지키다, 2012년 9월 퇴임과 함께 고향 거창으로 돌아왔다.

이 지휘자의 가장 큰 공은 1997년 대구트롬본앙상블을 만들어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트롬본 인구의 저변확대에 힘쓴 것이다. 트롬본앙상블은 대구에서 활동하는 전문연주자와 트롬본 전공자들이 모여 창단했고, 창단 당시 8명이었던 단원이 20여명으로 늘어났다. 그는 매년 여름캠프를 통해 트롬본 연주 레퍼토리를 넓혔고, 영남을 대표하는 앙상블 단체로 자리 잡게 했다.

이 지휘자는 퇴임을 준비하며 거창으로 내려와 관악 연주자들을 모아 2012년 3월 거창윈드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중·고등학교 밴드 출신, 대학 전공자 등 45명의 멤버를 단원으로 모았다. 그는 거창원드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를 맡았다. 2014년에는 한국음악회 공로상도 수상했다.

이 지휘자는 현재 거창음악협회 회장을 비롯해, 거창예술단 예술총감독, 경남음악협회 수석부회장, 대구트롬본앙상블 음악감독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그가 수준급의 실력자들을 만났으니 에버그린 연주단의 활동에 기대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에버그린 연주단 단장은 유성학(71), 부단장은 장병철(71) 대한민국월남참전유공자회 거창지회장이 맡았다. 둘은 친구사이로 나란히 단장과 부단장을 맡아 연주단을 이끌고 있다. 연주단의 막내도 오십을 넘어, 호흡과 기량은 그 어느 연주단보다 탁월한 편이다.

유 단장은 평생을 사업과 자영업을 하면서 보냈다. 하지만 음악이 그를 놓지 않았다. 인생의 고비마다 음악이 그를 지탱해 온 것이다. 친구들과 후배들과 함께하는 연주가 마냥 행복한 이유이기도 하다.

장 부단장은 17살에 음악을 시작했다. 54년째 음악이 좋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1971년 ‘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해 예하부대에 공연을 다니기도 했다. 지금은 큰아들 성영 씨가 참여하고 있는 ‘밥 콘서트’에 함께 공연하는 것을 큰 낙으로 삼는다. 밥 콘서트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올해로 8회째 열렸으며 수익 전액은 결식아동 돕기에 쓰인다.

오는 31일 밤, 시월의 마지막 날 음악회가 열리는 ‘캠프 1950’에는 음악과 함께 맥주, 바비큐,국밥이 함께 할 예정이다. 관객들은 개인당 참가비 1만원을 내고 식사와 함께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 식사시간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공연은 저녁 7시부터 8시30분까지 90분간 진행된다. 날씨가 추울 수 있으니 담요나 두툼한 옷을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 자세한 문의는 민들레울(010-3509-1225), 에버그린 연주단(010-3505-1480).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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