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사 존중하는 게 민주주의
부정·불법·탈법 행위는 처벌해야

구치소 거창 내 이전 주민투표 운동본부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투표 결과를 존중한다"며 공식적으로 운동본부를 해산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과 범대위 회원들은 주민투표 소청 진행에 나섰다. <사진: 매일경남뉴스>

구치소 거창 내 이전 주민투표 운동본부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투표의 결과를 존중하며 우리 운동본부는 오늘부로 해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소·고발 건에 대해서는 “처벌의 준엄함을 보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운동본부는 “다수 군민이 교도소 유치 측이 유포한 허위사실에 진위 확인 없이 선택했다 하더라도 그 의사는 존중되어야 한다. 그것이 직접 민주정치이자 주민투표법”이라며 “다만, 관권 개입과 허위사실 유포 등은 노골적이었고 부정, 불법, 탈법행위로 인해 통일된 의사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차 거창교도소로 인해 군에 발생하는 모든 불행한 사건과 교도소 인근 주민 60% 이상이 반대한 주변 지역민에게 생겨나는 직·간접 피해 또한 전적으로 교도소 유치 세력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도소 유치 원안 결정으로 합천, 함양, 산청군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공공병원, 공기업·공무원 연수원 유치경쟁에 뛰어든 만큼, 거창에 인센티브였던 공공병원, 공기업·공무원 연수원이 들어오지 못한다면 그 책임이 교도소 추진세력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행 주민투표법은 정책투표로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되어야 할 주민투표가 관권 개입, 허위사실 유포 등 불법 탈법의 혼탁한 양상으로 변질할 수 있고, 과정의 불공정성에 기인한 정책이 채택될 경우 오히려 분란과 공공갈등이 증폭할 소지가 많으므로 관련 법규를 재정비할 것을 국회와 정부에 요청했다.

주민투표 불복절차 진행 여부에 대해 신용균 상임대표는 “운동본부 차원에서의 주민투표 소청은 없다”라고 선을 그으며 “다만, 소청 제도는 주민투표권자의 권한인 만큼 누군가가 한다면 막을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학부모들 중심으로 “주민투표 소청하겠다”

이날 ‘구치소 거창 내 이전 주민투표 운동본부’ 공식 해산으로 6년간 전개된 주민운동은 막을 내렸지만, 일부 학부모들과 범대위 회원들은 주민투표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을 내려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주민투표 소송은 주민투표결과가 공표된 날부터 14일 이내에 주민투표권자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아 관할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피소청인으로 하여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소청할 수 있다. 소청은 접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결과를 내게 되어 있다.

이곤섭 전 ‘학교앞교도소반대 범거창군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는 “이번 주민투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실시한 것으로 투표운동 과정에서 정책은 사라지고 불법·탈법만 활개를 쳤다”며 “지금까지 접수된 허위사실들을 취합해 소청 접수를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상임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H 9820’ 이라는 팻말을 들고 나와 소청할 뜻을 밝혔다. 팻말에 적힌 H는 희망(Hope), 9820은 구치소 거창 내 이전에 표를 찍은 9820명의 거창군민의 수를 뜻한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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