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0월25일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정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라”고 압박한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그동안 국가 경쟁력이 제고되고 잠재적인 성장기반을 통한 성장일로를 걸어왔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 달러시대를 열었다고 발표되었다.

더 나아가 경제 강국을 의미하는 ‘30-50클럽(국민총생산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에 세계에서 7번째 기입하였다. 통상이익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대외적으로 경제 강국으로 인정되는데 WTO 개도국지위를 계속 유지하기는 명분이 부족한 면도 있다,

그러나 우리경제는 올 상반기부터 나타난 각종 경기전망지표와 통계자료에 고용불안과 가계소득불균형 등으로 실질적인 체감경기는 녹록치가 않다. 가계부채도 1550조에 이를 정도로 서민들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정부의 개도국지위 포기결정에 대해 농업전문가와 농민단체들은 “한국 농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라며 우려하고 있다.

한국농업의 보호막인 개도국의 지위포기는 한국농업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국은 우루과이라운드 협정에 따라 농업부문에서 개도국지위를 확보, 관세감축 등은 선진국 의무의 3분의 2만 이행하면 되었다. 그런데 개도국지위포기로 차기협상부터는 이런 혜택들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반드시 터지게 되어 있는 ‘시한폭탄’을 떠안은 것이다.

개도국지위를 포기하면 향후 WTO 농업협상결과에 따라 쌀 변동직불금 등으로 쓰이는 감축대상보조금인 농업보조금총액이 지금보다 절반으로 삭감해야 한다. 개도국포기는 WTO 차기협상에서는 선진국 수준으로 시장개방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한국농업의 특수성을 인정받아 고율관세를 유지하고 있는 쌀, 양념채소류 등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금도 저가의 중국산 양념채소류가 물밀 듯 들어오는데, 자칫하면 미국의 압력을 피하려다 중국에 시장을 내어줄 우려가 크다. 또한 예측불가능하고 자국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개도국지위포기 결정을 빌미삼아 미국산 농축산물의 추가개방 압력을 가해오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정부에서는 개도국포기에 따라 농가들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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