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626명 서명 받아 ‘소청’
“주민투표 헌법소원도 하겠다”
선관위 60일내 소청 심사해야

법무부 조속한 공사착수 밝혀
거창군, 인센티브 확보에 노력
‘민·관협의체’ 구성해 의견반영

거창구치소 주민투표가 지난달 16일 원안 선택으로 마무리됐지만 공무원들의 중립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주민투표 무효’ 소청을 제기한 가운데 법무부는 현장을 방문해 공사재개를 밝히면서 또 다른 갈등이 제기될지 주목받고 있다.

‘거창구치소 관련 주민투표 소청심사청구 시민연대’는 지난달 30일 거창구치소 신축사업관련 주민투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거창군 주민투표 무효 소청’을 제기했다.

반면 거창구치소 사업 시행부처인 법무부에서는 지난달 31일 거창군 구치소 사업현장을 방문해 시공사 등과 공사재개에 대해 논의하는 등 공식적으로 공사를 재착수하게 됨을 알렸다.

# 도선관위에 ‘주민투표 무효’ 소청

거창구치소 관련 주민투표 소청심사청구 시민연대가 지난달 30일 군민 1626명의 서명을 받아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주민투표 무효’ 소청을 제기했다. <사진: 거창구치소 관련 주민투표 소청심사청구 시민연대>

거창구치소 관련 주민투표 소청심사청구 시민연대는 지난달 30일 “공무원들의 중립의무 위반, 허위사실 유포, 정보 및 자료제공 의무 부실 등으로 지역주민들의 참정권을 심각하게 훼손했고 제대로 된 주민의견 수렴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주민 1626명의 서명을 받아 소청신청서를 제출했다.

시민연대는 “지난 5월 경남도가 중재에 나서 어렵게 마련한 이번 주민투표가 거짓과 허위, 불법으로 망쳐놨다”며 “거창미래발전과 오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주민투표가 정치적 프레임과 이해당사자들의 이해관계에 발목이 잡혀 정책투표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민연대는 공무원들의 중립의무 위반 자료로 투표공보물과 홍보전단지에 군의원이 이장들에게 전달한 불법투표운동을 획책하는 문자내용과 홍보차량 음성 선전내용, 유권자 실어 나르기 현장포착 동영상 등을 증거자료로 선관위에 제출했다.

주민투표법상 투표효력에 대한 이의제기를 하려면 전체 유권자 1%의 서명을 받아 투표결과가 공표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소청해야 한다. 지난달 16일 실시한 거창군 주민투표 당시 유권자수는 5만3186명으로 532명 이상의 서명을 받으면 소청 요건을 갖추는데 3배 넘게 서명을 받아 제출했다. 선관위는 소청을 접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결과를 내야 한다.

허세창 주민투표 소청심사청구 시민연대 대표는 “이번 주민투표가 지역발전과 주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에 대한 주민의사를 묻는 민주적인 절차였다”며 “선관위가 소청을 각하하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이것마저 안 되면 주민투표법의 불합리성을 따지기 위해 헌법소원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 법무부, 2022년 하반기 완공 목표

거창구치소 조감도. <사진: 거창군>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거창읍 가지리 구치소 사업 현장을 방문해 시공사와 공사현장의 상황 및 공사추진 방향에 대해 2시간여에 걸쳐 논의했다. 법무부 조록환 시설담당관 등 방문단 4명은 장기간 공사 중단으로 인한 공사현장을 정비, 잔여 철거공사 및 부지정지 공사 등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하게 됨을 밝혔다.

이어 방문단은 거창군을 방문해 구인모 거창군수와 이홍희 거창군의회 의장을 면담하고 거창군민의 어려운 결정에 감사를 전한 후, 거창군이 필요로 하는 인센티브에 대해 논의했다.

구인모 군수는 거창군민의 선택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긴 만큼 법무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면서 당초 건의했던 거열산성 진입도로 4차선 확장에 필요한 국비 지원, 주민편의시설의 주거밀집지역 인근 설치, 친환경 구치소 신축 등 군민에게 도움이 되는 인센티브 지원을 부탁했다.

아울러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거창군민이 필요로 하는 인센티브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법무부는 물론 경상남도, 국토부 등 관계부처를 방문해 건의할 계획이라며 군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전했다. 이에 법무부는 민·관협의체를 통해 군민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법무부는 거창군 거창읍 가지리 1354 일원 22만6174㎡(6만8537평)에 거창구치소를 포함한 거창법조타운을 조성하기로 하고 2015년 11월 공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장소를 둘러싼 찬반 갈등이 불거지며 2016년 11월부터 현재까지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현재 공정률은 10%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상태로 법무부는 2022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지원 기자  joojw@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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