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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사람… 볼수록 호감 가는 정치인김기범 전 민주당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위원장
  • 이영철 기자
  • 승인 2019.11.11 16:01
  • 호수 30
  • 댓글 0

소박한 사람들 희망되고 싶어
시대적 요구는 개혁·혁신·쇄신
‘심기일전’ 재기발판 다지겠다

김기범 전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 집무실에서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박 시장은 그의 든든한 동지이며 격려자이기도 하다.

김기범 전 민주당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위원장은 참 정이 많은 사람이다. 더군다나 사람도 순해 강렬한 정치판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찬찬히 따져보면 볼수록 사람을 대하는 그 진심에서 “이런 사람이 꼭 정치를 해야 하겠구나”하고 느껴질 정도로 따스하다.

김기범 전 지역위원장은 기존의 낡은 정치질서와 정당체제를 혁신하는 개혁의 필요성을 줄곧 이야기해왔다. 구호만이 아니라 인적자원과 구체적인 로드맵, 시대정신과 탁월한 정책비전까지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하지만 민주당 중앙당이 지난 5월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 지역구를 사고지역으로 결정하는 패착을 두면서 ‘심기일전(心機一轉)’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오히려 잠시 정치를 쉬고 있는 과도기인 지금이 미래를 위한 비전과 계획을 세우기에 적합한 시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그를 박원순 서울시장은 무던히도 아끼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8월 천왕봉 등정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김 전 지역위원장을 따로 만나 “3년 이라는 시간은 금방 지나가니 함께 세상을 도모해보자”고 격려했다.

김 전 지역위원장은 중앙정치보다는 지역정치에 꿈을 갖고 있다. ‘태풍을 막아주고 홍수를 막아주는 나무, 시원한 그늘과 맑은 공기를 만들어주는 품이 넓은 나무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혹독하게 수련 중이다. 이른 시일 안에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의 우수 농산물을 서울시 공공급식으로 활용하기 위한 공공플랫폼 구축도 다시 시작해 볼 계획이다. 지역의 젊은 정치인 김기범 전 지역위원장과의 인터뷰는 7일 본지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지난 3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부경남 농산물 공공급식 공급 플랫폼 구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거창군수 후보로 출마하셨습니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요.

“많은 엄마들이 모유 수유 때문에 웁니다. 빨리기 아파서 울고, 젖양이 적어서 울고, 그러다가 결국 모유 수유를 포기하게 되어서 또 웁니다. 이것이 엄마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이런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6남매를 키우시면서 온갖 고생을 다하신 어머니를 보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는 꿈을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꾸었습니다. 그때 장래희망이 국회의원 이었거든요. 지금은 중앙정치보다는 지방정치에 관심이 많습니다.”

- 민주당 중앙당으로부터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 지금이 오히려 더 홀가분해 보입니다. 앞으로 정치활동에 대한 계획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사고지역위원회를 만들었다는 부끄러움에 어딜 다니기가 겁났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열심히 지역을 위해서 당을 위해서 뛰어다녔다고 자부하는데, 저에게 아무런 의사도 물어보는 것 없이 중앙당의 일방적인 처리에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도 그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문득문득 받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작은 사업체의 경영과 가족들에게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보는 사람들에게 ‘얼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요즈음 저는 정치활동은 쉬면서 여러 가지 지역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내년쯤에는 생각하고 구상하는 구체적인 것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태풍을 막아주고 홍수를 막아주는 나무, 시원한 그늘과 맑은 공기를 만들어주는 품이 넓은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자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 전 위원장께서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대정신과 탁월한 정책비전까지 준비해 왔습니다.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정치는 어떡해야 할까요.

“시대정신과 탁월한 정책비전까지는 준비했다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강의시간에 정치·경제·문화 등의 시사적인 면을 많은 얘기했습니다. 그중에 정치얘기를 하면서 정치지도자가 가져야할 세 가지 덕목을 강의한 게 생각납니다.

현재의 정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양탕지비(楊湯止沸·끓는 물을 퍼냈다 다시 부어 끓는 것을 막는다는 뜻)로 우리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고, 기성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극에 달해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는 국민의 화합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혁, 혁신, 쇄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과 도덕성을 갖춘 사람이 시대적 요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 희망이 있는 깨끗한 정치를 하는 사람을 국민들은 요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리산 천왕봉 등정을 위해 내려올 때 김 전 위원장을 찾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함께 한 서부경남 농산물 공공플랫폼 구축은 어떻게 될까요.

“박원순 시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철학이 저와 같기에 시장님과 자주 만나는 편입니다. 그 덕분에 지난 1월 거창에 오셔서 토크콘서트까지 하고 가시면서 거창의 농산물을 팔아 주시겠다고 약속까지 하고 가셨을 정도로 친분이 있습니다. 자주 찾아뵙고 통화도 합니다.

우리 지역은 70%가 농민입니다. 그래서 농업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얼마 전 과수농사를 짓는 지인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농가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5월14일 서울시장실에서 서울시와 거창군급식센터활성화를 위해 올해 안에 서울시와 함께 급식센터활성화를 위한 서울시의 자치구와 조인을 하기로 했었는데 제가 지역위원장에서 해임되면서 동력을 잃어 버렸습니다. 11월 중순쯤 서울시장님을 만날 계획인데 다시 한 번 추진경과를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거창의 농산물을 서울시와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그 또한 구상중입니다.”

- 민주당 지역위원회가 거창구치소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패착을 뒀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군민의 한 사람으로 이번 주민투표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1903일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주말 충주에 갔었는데, 그곳에 계신 지인친구가 거창을 잘 모르고 계시면서 거창에는 뭐가 유명한가요?라고 물었습니다. 딱히 우리 거창만이 내세울만한 것이 없는 터라 뭘 말할지 생각하는데 같이 간 일행이 “조금 있으면 ‘청송교도소’처럼 ‘거창교도소’가 유명해 질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아찔했습니다. 이게 앞으로의 거창의 미래입니다. 거창하면 ‘거창교도소’가 국민들의 머리에 심어질 것입니다. 안타깝습니다.

거창구치소 이전과 관련해서는 진영논리와 당이 개입되면 안 되는 것임을 그 누구도 뻔히 아는 사실인데 그것을 간과했다면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도 없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 대해 서글픈 마음이 듭니다.

거창의 미래는 아무도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아이를 키우는 어른으로서 학부모로서 아이들에게 그저 미안할 뿐입니다.”

- 내년 4월 총선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총선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그리고 어떤 선출직은 어떤 리더십이 필요해 보입니까.

“거창 구석구석, 어느 한 곳 한 곳 애정이 가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여야를 떠나서 나를 위한 정치가 아닌 진정 지도자가 되려면 소박한 거창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거창의 현실이 그다지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간 많은 일들로 지금 거창은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군민들은 화합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민심은 모두가 행복한 거창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입가에 웃음이 절로 번져나는 군민들의 얼굴을 보고 싶습니다. 이런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 끝으로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들려주시지요.

“2016년 2월 거창읍 로터리에서 아림사지 5층 석탑을 바라보며 32일 동안 108배를 하면서 군민들에게 화합과 소통의 길을 여는 하나의 물줄기가 되고자 했던 그 마음 변치 않고 오늘도 군민들만 보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에 보이지 않는다고 서운하게 생각지 마시고 멀리 뛰기 위해 잠시 재충전 중입니다. ‘어제의 거창, 오늘의 거창, 내일의 거창’ 을 생각하며 늘 군민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잊지 말아 주십시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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