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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경 군의원 사퇴를 바라보며
  • 서부경남신문
  • 승인 2020.01.05 17:30
  • 호수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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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경 거창군의회 군의원이 지난해 12월 사퇴했다. 사퇴의 이유는 “불법 주민투표과정에 대한 항의다”고 항변했다. 김 전 의원은 주민투표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들을 보고 의원으로서 한계를 느꼈다고 했다. 정당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투표에 불법이 난무하는 상황을 보고 사퇴서를 제출한 것이다.

지역 주민들은 의원직 사퇴는 불가하다. 오히려 끝까지 책임을 지고 치열하게 지역을 바꿔나가는데 앞장서는 모습이 중요하다며 말렸지만, 자기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스스로 사퇴의 길을 걸은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거창군민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특히 거창구치소를 외곽으로 이전하기 위해 똘똘 힘을 뭉쳤던 학부모들과 일부 군민들의 느낀 허탈감은 상당할 것이다. “우리들은 어떻게 하냐”며 외치던 한 학부모의 모습은 지금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민주당 지역위원회의 대응방식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순수 학부모들로부터 시작된 싸움이 어느 순간 정치적 성향이 가진 인사들이 참여하면서 거창구치소 이전이 이념싸움으로 갈라진 것이다. 

‘주민투표’라는 성과를 이뤄냈지만 그 타이밍이 적절치 못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또 아쉬운 대목이 있다. 거창은 농민회·시민단체·환경단체 등 군민들의 사회참여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의욕이 넘쳐 다양한 주장과 논리들이 오간다. 거창군이 가진 큰 장점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거창구치소를 현 부지에 짓기를 원하는 군수가 당선되면서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침묵이 잦아든 것은 안타까워 보인다. 여전히 다양한 생각과 의견들이 오고 갔지만, 거창구치소 부지이전에 대해서만 유독 입을 다문 것이다. 찬성이든, 반대이든 분명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소신은 우러러보일 정도였다.

아마도 김 전 의원의 사퇴는 이같은 배경도 모두 가지고 있으리라 짐작해본다. 민주당 지역위원회의 방향설정에 대한 패착,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침묵, 구치소 이전을 앞장섰던 학부모들에 미안한 마음 등 이 모든 것이 결국 사퇴로 귀결된 것일 게다.

그렇지만 김 전 의원의 사퇴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일 뿐이다. 좁게는 거창, 넓게는 이웃군인 합천·함양·산청까지 민주주의라는,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작은 싹을 심은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아프지 마시라’고 새해의 희망을 담아본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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