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하루에도 몇 번씩 여론조사용 전화가 걸려온다. 열성지지자를 제외한 많은 사람들이 여론조사 전화에 온전히 응하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이 여론조사전화는 받자마자 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농촌지역과 노령층에서 심하다. 역대 선거를 보면 이렇게 파악된 여론조사결과가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사회의 여건상 전화를 이용한 여론 파악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기왕에 실시한 조사에서도 여러 번 드러난 사실이다. 여론조사가 표본선정과 자료수집방법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자주 지적되고 있다.

전화를 통해서는 쉽사리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으려는 심리가 다분하거니와 투표에 관한 한 지지자 공개를 꺼리는 게 유권자의 일반적인 속성이다. 응답률이 10%도 안되어 신뢰성이 매우 낮다.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국민을 상대로 미숙련 조사원을 동원해 실시하는 겉핥기식 조사는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마련이다.

신뢰성 낮은 그 응답률 가지고 ‘내 지지율이 높니, 니 지지율이 낮니’ 하며 소문을 퍼뜨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론의 향배를 정확히 포착하려면 표본선정부터 통화기법에 이르는 고도의 노하우와 잘 훈련된 전문요원이 필요하다. 역대선거결과 분석에 대한 검색데이터도 제대로 없이, 훈련도 제대로 시키지 않은 아르바이트 요원들을 동원하여 무책임한 조사를 한다.

결국 미숙한 아르바이트 요원들에게 작업을 맡겼으니 엉터리 결과가 나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이런 식의 조사라면 앞으로 어느 누가 여론조사를 믿고 참고 하겠는가. 잘못된 여론조사는 선거자체에 대한 의심을 불러오는 위험천만한 모험이다. 조사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우리 실정에 맞는 조사방법을 개발하고 조사결과를 검증하는 기구를 설치하는 문제 등을 검토해볼만 하다. 여론조사기관의 신중치 못한 처사가 거듭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번 선거의 중요성은 새삼 되풀이해 강조할 필요가 없다. 국민 모두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정권안정’이냐 ‘정권심판’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여론조사에 휘둘리지 말고 이것저것 꼼꼼하게 따져보고 적통을 위하여 어떤 후보를 선택할 것인가를 투표하는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는 추세를 예측하는 하나의 수단이고 방법이다. 민심과 동떨어진 여론조사결과에 지나치게 민감해할 것 없다. 여론이란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를 수 있다. 여론조사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지 캘럽은 “여론조사는 선거결과의 예측수단이 아니라 그 순간의 여론을 읽는 단순한 스냅사진”이라고 하였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