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 위해 어려운 선택 내려
“고민하고, 고민 끝에 내린 결론”

민주당 재건의 꿈 접고야 말아
5년간 피선거권 박탈 희망 뺏어

총선 새로운 변곡점 맞게 될지
전국적인 이슈 지역으로 부상

더불어민주당 김기범 전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위원장이 7일 무소속 김태호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 발전과 군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할 정치인을 선택했다"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 김태호 후보 선거사무소>

더불어민주당 김기범 전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위원장이 7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김태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은 김태호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는 단순히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지역의 발전과 군민의 건강한 삶을 반석 위에 올려놓을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김 후보 지지선언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김태호 후보 지지선언에 나서기까지 고뇌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제가 지역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일은 저 자신을 내려놓는 일”이라며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 결정했다”고 말했다.

무소속 김태호 후보를 지지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그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할 정치인을 선택한다면 김태호 후보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을 남겼다. “현재 (이 지역은) 더불어민주당의 소수정치인들이 독점하는 미완의 혁명 속에 있다”며 “우리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재건을 꿈을 접고야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낡은 진보, 낡은 보수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한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안정적이고 공정하게 경쟁하며, 더 좋은 길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무능했던 4년의 전철을 끝내고 우리 지역이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태호 후보 지지선언은 지역 정치권에서는 묵직한 충격이기도 하다. 그는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거창군수 후보였다.

김기범 전 위원장은 지난해 5월15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를 사고지역으로 결정하면서 위원장 직을 박탈당했다.

사고지역구로 교체되면 위원장은 5년간 민주당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김 전 위원장은 5년간은 2020년 총선을 떠나 2022년 지방선거에도 민주당 당적으로는 출마할 수 없게끔 발이 묶인 것이다.

김 전 위원장 측은 “지역위원장을 교체할만한 중대결함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감사를 받고 2개월여 만에 지역위원장이 교체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더구나 당이 확장세에 있는 상황에서 의외로 결과로 충격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의 기자회견문에는 이런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민주당을 떠납니다. 나라를 나라답게, 지역을 지역답게 만드는데 저의 젊음을 바치고 싶었습니다”며 울먹이는 그의 모습은 애잔함을 더했다.

한편 이번 총선은 ‘2강 1중 4약’ 구도로 치열하게 전개되다가, 김 전 지역위원장의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김태호 후보 지지를 선언함으로써 어떤 변곡점을 맞게 될지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가 전국적인 이슈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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