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보도는 유권자들이 자신의 권리행사를 즉각 확인할 수 있게 해주고 보람도 느끼게 해주어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많은 국민들은 15일 국회의원선거 투표가 종료된 직후 TV화면에 나타난 당선예상자 명단을 보고 환호와 탄식의 한숨을 토해냈다. 지상파 3사로 구성된 공동예측조사위원회는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2300여개 투표소를 추출해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55~177석, 미래통합당은 100~130석을 예측했다.

방송은 속보가 생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신속한 보도 못지않게 중요한 게 정확성이다. 정확성이 전제된 속보성이라야 가치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됐던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느냐하는 것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단독으로 의석 180석을 확보했다.

미래통합당은 텃밭인 영남지역에서만 우위를 지키며 비례정당인 자유한국당과 함께 103석으로 완패했다. 그동안 몇 차례 출구조사의 오류에 대한 비판이 있어 왔는데 이번에는 실제와 근접했다.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국민을 상대로 실시한 이번 출구조사를 볼 때 공신력이 높아졌다는 평이다. 각 당의 의석증감에 결정적 역할을 한 수도권에서 여당의 약진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망국병이라고들 외치는 지역감정의 고질이 재현되었다. 언젠가는 풀어야할 숙제인 지역갈등은 선거 때만 되면 더욱 기승을 부리는 특성을 갖고 있다. 출구조사와 개표결과를 보면 미래통합당은 영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에서 석권했다.

개표상황방송 때 그 지역이 나오면 볼 것도 없을 정도로 투표성향이 고정되어 있다. 시실 당선자가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는 그 지역의 개표상황은 싹쓸이나 몰표로 불리며 표의 편중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양식 있는 사람들이 바라는 최소한의 상식선의 결과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공천이 곧 당선이다. 다른 정파에서 아무리 좋은 사람을 내세워도 무조건 외면하고 만다. 무조건 좋고, 무조건 싫다는 흑백논리의 사고방식에 젖은 지가 너무 오래된 탓인지 이제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당연한 줄 알고 있다. 이러한 지역주의는 정치수준의 저하를 가져와 결국은 선진화를 저해한다는 사실을 이번 선거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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