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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학생들 사전투표, 인권침해냐 vs 불법투표 의혹이냐

35초·25초 영상 당시 기록 담겨
강압적 인권침해로 보기 어려워

단체 “김 의원 강제적으로 녹화”
학생들 “2번 찍으라고 그랬어요”

사전투표 유도라면 ‘심각한 문제’
진실공방과는 다른 차원의 논쟁

4·15총선 사전투표에서 장애인 학생들의 투표를 두고 장애인 인권 침해를 한 것인지, 불법 투표를 유도한 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전투표 이튿날인 지난 11일 느티나무거창장애인부모회 거창군지부 학생들이 사전투표를 하는 과정에서 김향란 거창군의회 부의장이 이들에 대해 ‘인권침해·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보도되자, 김 부의장이 이를 강하게 반발하면서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김 부의장은 “선거는 이미 끝났고 사전투표 때 있었던 일을 스무날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 새삼스럽게 꺼내서 거짓말 못하는 순수한 아이들을 기사화하고 세간의 입에 올리는 의도가 무엇인지 이것이야말로 장애인 인권유린이 아닌지 정확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애인 부모회, 김 의원이 강제적으로 붙잡아

27일 나온 기사에 따르면 “장애인 단체 측은 사전투표를 하고 나온 장애인에게 김향란 군의원이 ‘몇 번을 찍었느냐’며 추궁했다고 주장해 공직선거법상 비밀보장 위반 의혹도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장애인 단체 측은 “우연히 현장을 목격한 담당 교사가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김향란 군의원이 ‘(몇 번을 찍으라는) 교육을 시켰다는 (증언이 담긴) 영상을 찍어놨다라고 주장해 그런 일 없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장애인들이 무서워해 데려가려고 했는데도 김 의원이 끝내 못 데려가게 했다”고 밝혔다.

장애인 시설 한 관계자는 “먼저 장애인은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시키면 그 지시를 따른다고 생각하는 시각이 불편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분명히 당사자는 (대답이나 영상 촬영에 대해) 싫다는 의사 표현을 했을 것이고 그 이야기를 존중해야 하는데 그걸 의심해 캐물으면 두렵거나 공포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보도에서 해당 관계자는 “촬영까지 해가면서 질문을 했다면, 장애인의 인권을 해치는 행위이며 형사 고발까지 해야 할 문제”라고 따졌다.

또한 “성인이나 정상적인 사람들에게는 아무 일 아니지만, 사회적 약자이자 자신의 생각과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는 장애인을 일방적으로 붙잡고 있는 것은 신체구속이 될 수 있다. 그러함을 아는 상황에서 이런 행위를 저지른 것은 굉장히 나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공직선거법 제167조(투표의 비밀보장) 2항에는 ‘누구든지 투표 마감시각까지 선거인이 투표한 후보자의 성명이나 정당명을 질문하거나 진술을 요구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또 장애인의 신체의 자유박탈도 의심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상황에 해당된다.

김향란 부의장, 보도된 내용들 조목조목 반박

김향란 거창군의회 부의장은 28일 보도된 내용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부의장은 "지난 11일 오전 11시쯤 거창읍사무소와 한국농어촌공사 거창함양지사 모퉁이에서 투표독려를 위해 서 있는데 맞은편 길 건너에서 장애인 제자와 그의 친구가 걸어오며 기호 2번 강석진 후보 운동원들에게 다가가 큰소리로 '2번 찍으라 해서 2번 찍었어요'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부의장은 “그 학생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던 중 우연히 근처 식당에서 식사하고 나온 기자들이 대화를 듣고서 아이들을 인터뷰하고 취재까지 하게 된 것”이라며 “아이들이 불안해 할까봐 옆에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학생들은 김 부의장이 교직에 근무할 당시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을 했던 아이다.

그러다가 김 부의장은 “어떤 키 큰 사람이 나타나서 대뜸 협박성 폭언을 하면서 자기 아이들을 강제로 끌고 가서 억지로 말시키고 대답을 강요했다”며 “내가 담임했던 아이를 왜 끌고 가겠냐? 제자가 느티나무학교에서 2번 찍으라고 해서 2번 찍었다는 말을 하는데 못들은 척해야 되나? 말 몇 마디 확인도 못하냐했고, 나를 칠 기세로 폭언을 해서 옆에 있던 운동원들이 사진 찍고 녹음했다”고 밝혔다.

김 부의장은 “어른들 일에 아이들이 동원되고 어른들 잘못을 덮기 위해 아이들을 후미진 골목으로 몰아넣고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대답을 강요한 사람이 누군지 하늘과 땅, 아니 아이들이 잘 알 것”이라며 “비록 장애가 있지만 엄연히 민주적인 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가르쳐야 할 느티나무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의심만으로도 모두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진실은 어디에 담겨 있을까 ‘영상내용 확보’

장애인 학생들의 사전투표를 두고 인권 침해인지, 불법투표 독려인지 양측 주장이 심각하게 갈려, 본지는 지난 11일 느티나무학교 학생을 인터뷰한 기자에게 당시 상황을 듣고 28일 영상도 직접 확인했다.

본지가 확인한 영상은 34초, 25초 두 번에 걸쳐 2명의 학생이 말한 내용이 찍혀 있었다. 첫 번째 영상은 거창읍사무소 근처이고, 두 번째 영상은 대동로터리 서부약국 근처에서 찍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상을 보면 김 부의장이 학생들에게 강압적으로 접근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해당 학생은 다소 무표정한 모습으로 한동안 말이 없다가 “2번 찍으라고 시켰어요”라며 말한 내용이 나오고 있다.

당시 상황을 취재한 기자는 첫 번째 인터뷰를 녹화할 때 느티나무 학생들 13명이 타고 왔고, 노란 봉고차가 최소 2번 이상은 사전투표장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영상은 인권침해 우려로 인해 공개하지 않고, 이 가운데 25초 짜리 영상에서 오간 녹취내용을 당시 취재한 기자의 동의를 얻어 공개한다. 공개하는 녹취록 영상 인터뷰는 두 번째 이뤄진 것이다.
 

# 25초 영상 녹취록

기자: 같이 오늘 온 선생님이 2번 찍으라 그랬어요, 00이?

학생: (얼굴로 의사표시)

기자: 맞아요? 대답해 봐요.

학생: 누가 옆에서 시켰어요. 2번 찍으라고.

기자: 2번 찍으라고?

기자: 선생님이 시켰어요?

학생: (고개로 끄떡끄떡)

기자: 고마워요.

학생: 다른 선생님이 2번 찍으라고 했어요.

기자: 다른 선생님이 또 2번 찍으라 그랬어요?

기자: 아, 알았어요. 고맙… (끊김)

특별취재팀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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