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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에 생각한다

온 산하가 푸른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지난 8일은 어버이 날이다. ‘어버이날’은 원래 ‘어머니날’이었는데 아버지들이 하도 떼를 써서 할 수없이 ‘어머니날’에 ‘아버지’의 ‘버’자를 넣어 합성시킨 조어로 아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만 ‘어버이’라는 말은 송강가사에도 나오고, 이보다 훨씬 앞선 조선왕조 초기의 월인석보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니 분명 조어라는 생각은 억지이다.

5일이 어린이날, 8일이 어버이 날이다. 어버이날이 어린이날을 보낸 지 사흘째 맞는 날이고 보면, 좀 서두는 것 같기도 하는 날이다. 나라의 새싹들이라고 해서 5일을 어린이날로 정해 하루만이라도 어린이들에게 정성을 기울였던 어버이들. 그래놓고 불과 사흘 만에 어버이를 섬기라고 보채는 것같이 느껴지는 날이기도 하다.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5일은 스승의 날, 18일은 성년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 등 왜 이렇듯 모두 5월에 행사가 치러지도록 해 놓았는지 좀 생각해 볼 일이다. 5월이 계절의 여왕이고 신록의 계절이라서 생의 약동을 의미하여 결혼식 또한 많다. 5월은 각 가정에 지출이 많아 40~50대 가장들에게 부담이 되는 달이기도 하다.

오월이 그렇게 바쁜 달이 아니라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어버이날은 어린이날이나 성년의 날과는 좀 간격을 두어서 맞이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어른스럽게 가을걷이를 끝마친 후이거나 단풍이 한창일 때를 택한다거나 어쨌든 서둘지 않고 어른스럽게 어버이날을 맞이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다.

어버이날은 으레 카네이션 꽃 한 송이를 가슴에 달게 된다. 예전의 자식들이라면 큰 절을 올리면서 “오래오래 사십시오”하겠지만, 요즘은 꽃 한 송이 달아주고 “엄마, 아빠 축하해요”다. 그리고 이날 꽃 한 송이를 달은 어버이들은 자랑스럽고 행복한 편이다. 우리주변에는 그럴만한 자식이 없는 불우한 어버이들도 많이 있다. 전통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로 중요시된 것이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였다. 남녀 간 사랑의 극치를 말하는 것이 춘향전이라면 효심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효심을 말해주는 이야기가 심청전이다.

어버이날은 자녀에 대한 부모님의 사랑, 자녀의 부모님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확인하는 날이기도 하다. 어버이날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어버이 사라실제 섬기기를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달프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은 이 뿐인가 하노라” 정철의 이 시(詩)는 언제 외워보아도 가슴이 찡해오는 시다. 자식 없는 부모는 있어도 부모 없는 자식은 없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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