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이 동의보감촌 케이블카 설치문제로 소란스럽다. 재정자립도가 10%에도 못 미치는 산청군이 250억원 규모의 동의보감촌 케이블카를 설치하려 하자, 의식 있는 주민들과 일부 군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산청군의회는 2018년 1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타당성조사를 마치고 동의보감촌 주제광장에서 왕산을 잇는 1.9㎞ 구간에 총사업비 250억원이 소요되는 케이블카설치계획을 논란 끝에 승인했다. 산청군은 동의보감촌 관광객수가 연간 100만명으로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2023년에는 새로운 볼거리 추가로 관광객이 연간 150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광객중 40%는 케이블카를 이용한다고 예상하고 탑승료를 1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한 해 탑승료로 60억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으며, 케이블카설치 후 5년이면 사업비 회수 및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단순계산법으로 운영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반대 측 논리는 동의보감촌 관광객수가 연간 100만명이라는 숫자는 입장료가 무료이기 때문에 나온 수치로 과연 이 사람들 가운데 얼마나 돈 내고 케이블카를 이용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짧은 거리에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케이블카를 타고 싶은 유인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케이블카 설치공사비 조달문제이다. 국비와 도비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은 원론적인 이야기일 뿐 뚜렷한 대책이 없다. 전국의 케이블카 설치중이거나 계획 중인 지자체는 민간자본으로 설치하는 곳 외에는 모두 지자체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다. 선심성 케이블카에는 국·도비확보가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주민숙원사업을 비롯한 주민편의사업, 주민복지사업 등 여러 가지 사업비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빨간등이 켜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산청군의 계획대로 5년 후에는 투자비를 회수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으로가 더 문제다. 케이블카 설치는 설치단계에 국한하지 말고 사후관리문제까지 포함하는 지속가능한 관리방안 등을 심사숙고해야 한다. 시설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이 훨씬 힘들고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한다.

자칫하면 지자체 예산부족으로 공공시설물이 방치되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사후관리방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공공재원을 통한 시설물 설치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정치적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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