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

오늘이 너의 인생을 결정(?)짓는 수능시험일 이구나.
따뜻한 격려한마디.
네손 한번 잡아 주지 못하는 아빠가 되어 무어라 할 말이 없구나.
하지만 아들아
이것은 아빠를 비롯한 모든 아빠들의 잘못이며
이렇게 만든 우리 기성세대들의 잘못이 아니겠니.

정말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
너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네가 태어나던때도 힘들던 사회였었다,
민주화의 물결이 거세게 불어닥칠 징조를 보이고
아빠가 몸담던 공직사회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지.
그때는 가족계획이라는 국가명제아래 "딸아들 구별말고 둘만 나아 잘기르자"
라며 혹독하게 강요하던때였다.

지금도 기억이 나는구나 - 아마 ㅇ ㄴ ㄱ 군수였지 . 이자식 애 둘이면 됬잖아.
그만 까. 아니면 공무원 그만둬 - 그래도 아빠는 종가집 종손으로서 공무원 그만두면 두지. 애는 낳아야 된다고 했지, 그런 시책이 이제는 많이 나으라고 출산장려금에 기념앨범,통장까지- 참 웃기는 정부야 그지

그런 우여 곡절끝에 태어난 너가 어엿한 헌헌장부가 되어 이제 수능시험을 치루고 대학에 진출하게 되는구나.
하지만 아들아!
시험은 잘치루어야 되겠지 - 그것은 너만 아니고 다른 모든이들도 마찬가지 아니겠니.수십만명이 시험을 치루는데 누군들 잘못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어차피 잘난 시험 성적대로 줄을 세우는 상대적 평가이지 않겠나.

아빠는 이런 사회제도가 못 마땅하단다. 사람은 저나름대로의 개성이 있고 타고난 장점이있는데 어떻게 획일적으로 줄을 세우나?
그것은 우리의 교육제도가 잘못 되었고 정부의 시책이 잘못되었지 않느냐.
지나친 압박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너희 청소년들을 보면 이건 우리들의 잘못이다라며 고개를 숙이는 적이 한두번도 아니었단다.

아빤 이런 사회를 바꾸고 싶었단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 아이들은 아이답게 젊음은청춘으로 나이든 사람은 나름대로의 저력을 가지며 -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살려나가며 그것을 삶과 영위 시켜나가는 세상-
기계의 부속품이기보다는 인격을 지닌 하나의 객체로서

그래 아들아 ! 아니 이세상의 모든 아들 딸들아 !
지금 아빠를 비롯한 우리가 해나가는 일들이 미약할지 몰라도
더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갈망하며 항상 노력하고 있단다.
지켜봐다오.
너희들도 곧 성인으로서 이사회의 구성원이 되지않나 !
항상 같이 노력해 보자꾸나.

너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며
 - 멀리 떨어져 있는 아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