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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일해공원’ 명칭 바뀌나… 합천군민 의견 묻겠다

시민단체·민중당 명칭변경 요구
문준희 군수 “변경여부 검토”
13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여
대통령 배출 자부심은 바닥 수준

지난 9일 황철하 6·15경남본부 대표가 문준희 합천군수에게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전달했다. <사진: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합천이 낳은 대통령, 합천 사람들의 자부심으로 불렸던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 명칭이 바뀔까 주목받고 있다.

6·10민주항쟁 33주년 기념일 하루 전인 지난 9일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합천군을 방문해 “세월이 많이 흘러 시대가 변했음에도 일해공원 명칭을 유지하는 것은 합천 이미지를 왜곡할 소지가 있다”며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요구했다.

또한 전 전 대통령 생가를 군 공유재산 목록에서 삭제해달라는 ‘전두환 잔재 지우기’ 건의서를 전달하면서 “시대 흐름에 역행한 전 전 대통령 관련 역사왜곡 흔적들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준희 합천군수는 “공원 명칭과 관련해 군민 의견을 수렴해 변경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의견으로 정해진 이름인 만큼 다시 의견을 모아 존폐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문 군수는 “시대가 이만큼 변했으니 공원 명칭 변경과 관련해 군민 의견을 모아 문제를 풀어보겠다. 다만 합천은 전 전 대통령 고향이라 위인이든 죄인이든 군민들은 그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합천은 그래도 과거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을 가졌는데 날이 갈수록 꺾여 지금은 바닥 수준”이라며 “자랑스러운 대통령이지 못해 곤혹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두환 생가를 국·공유 재산 목록에서 제외하라는 시민단체 요청에 대해서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문 군수는 “다른 전직 대통령들은 수백억짜리 기념관이 있으나 우리는 초가 하나”라며 “생가 관리에 해마다 1000만원쯤 들지만 많은 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대통령의 생가인지, 나쁜 대통령의 생가인지는 사람들의 판단에 맡기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3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는 일해공원의 이름이 바뀔지 주목받고 있다. 2004년 8월 합천 황강변에 개원한 일해공원의 원래 이름은 ‘새천년생명의숲’이었다. 이후 2007년 1월 심의조 당시 합천군수 때 ‘일해공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적폐청산과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와 민중당 경남도당은 9일 ‘일해공원’ 표지석을 대형 현수막으로 덮어 가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사진: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공원 입구에는 전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졌으며 뒷면에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표지석을 세웁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이밖에 합천군청 뜰에는 전 전 대통령이 1980년 9월5일 심은 향나무와 기념식수 표지석이 남아 있다.

적폐청산 경남운동본부는 “전국 곳곳에서 전두환 흔적 지우기와 역사바로세우기가 진행되고 있지만 합천에서는 일해공원 명칭이 유지되고, 국민 세금으로 전두환 생가를 보존하고 있으며 생가 안내판에는 ‘국가 위기를 수습해 대통령으로 추대 되었다’는 역사왜곡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석영철 민중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과거 합천군이 일해공원 명칭으로 정할 때 지역 유지와 관변단체 위주로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대가 변했으니 공원 명칭을 변경하고 생가 문제를 정리하는 게 합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적폐청산 경남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합천읍 일해공원 표지석 앞에서 일해공원 역사왜곡 규탄과 명칭변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표지석을 대형 현수막으로 덮어 가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하지만 이 현수막은 하루 만인 10일 누군가 철거해갔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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