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비타민 청년창업
“청년들 기회 창출해야 지역 특성과 가치도 살아난다”청년 창업을 들여다본다 ①

연일 뉴스에서 ‘청년’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있다. 청년문제는 청년실업, 취업과 일자리, 저출산, 경제성장, 도시인구 과밀화, 고령화 등 다양한 키워드와 얽히고 설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고착화된 지 오래다.

정부는 다양한 지원정책들을 내놓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청년 문제를 주요 이슈로 다루며 해결책을 고심하고 있지만 실효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서부경남신문>은 10개월여에 걸쳐 이러한 청년 창업가들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그들이 실행하고 있는 새로운 시도들이 무엇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독자들에게 전해드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농촌을 ‘낙후되고 지루한 곳’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의 공간’으로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청년들의 이런 시도를 응원하는 더 많은 ‘어른’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편집자주>

도시에는 일자리가 모자라고
농촌에는 사람이 부족하다

이제는 농촌도 청년들이
새로운 도전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의 공간으로 자리해야
지역경제도 활력 뛸 수 있어

청년들 자유로운 상상과 도전
혁신의 주춧돌로 성장 이어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창작자를 위한 문화공간인 코사이어티에서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로컬크리에이터 출범식에 참석해 선정된 지역 콘텐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차츰 고도화될수록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과학기술은 생산과 소비의 방식을 변화시켰고 노동의 영역에서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도시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도시에서는 ‘일자리’가 모자라고 농촌에서는 ‘사람’이 부족하다.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2019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가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46.6%에 달한다. 2017년 42.5%, 2018년 44.7%에 이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거창, 함양, 산청, 합천은 이보다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농촌 고령화가 이런 식으로 지속되면 지역경제는 활력을 잃고 침체의 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 청년들이 농촌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청년실업률이 낮아질 것이고 도시 인구 과밀화로 야기되는 주택, 환경, 일자리 등의 문제를 일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청년들의 발길을 지역으로 돌릴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방안들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가장 빠른 방법은 청년들이 농촌 지역에서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140개 창업 육성과제가 선정됐다.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지난달 22일 중소벤처기업부는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제1기 로컬크리에이터 출범식을 개최했다. 로컬크리에이터란 지역만의 독특한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이들을 뜻한다. 지역의 특색 및 고유의 아이템에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새로운 방식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번에 ‘로컬크리에이터’로 선정된 팀들은 기존의 관습에서 탈피해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전국 소멸위험 지역 1위인 경북 의성군에서는 두 청년 농부가 의기투합해 ‘젠틀파머스’라는 농업회사법인을 세웠다. 빈 공장을 낙차식 수경재배로 새싹을 키우는 친환경 농장으로 탈바꿈시켜 사과, 마늘, 보리 등 지역 농산물을 신선한 방식으로 가공하여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도 제주 해녀를 모티브로 공연과 로컬푸드를 결합한 ‘해녀의부엌’, 남해의 양곡 저장 창고를 카페와 도자기 공방 등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헤테로토피아’, 문경의 양조장을 여행 액티비티 상품으로 개발한 ‘리플레이스’ 등이 로컬크리에이터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박민아 연세대학교 교수는 “지역문화의 주체인 로컬크리에이터는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지역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와 13개 지자체도 청년들이 지방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서울의 청년이 지방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자금부터 컨설팅까지 일체를 지원하는 ‘넥스트로컬’ 사업을 통해서다.

젓갈로 유명한 강경에서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는 젓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메이크푸드’, 논산 딸기 부산물로 화장품을 만드는 기업 ‘이픈’ 등 서울의 젊은이들이 넥스트로컬 사업을 통해 지방에서 창의적인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은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벨리를 제외하면 독일, 영국, 중국, 프랑스 등의 국가도 스타트업들이 수도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이들 국가도 지역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스타트업들을 분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후쿠오카 오사카, 교토, 고베 등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자국의 젊은 스타트업을 유치하려 한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도시혁신 고베(Urban innovation Kobe)’가 있다. 고베시가 제시한 과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선발된 팀은 시 공무원과 협력해 약 4개월간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한다.

시제품이 출시되면 시가 도입하여 향후 사업전개로 이어질 수 있는 실적을 만들기 위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단순 자금지원이나 컨설팅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기반을 지자체와 함께 만들어간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로컬크리에이터 출범식.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청년들의 지방 창업이 활성화된다면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렇기 위해서는 청년들을 독립된 경제 주체로 인정하고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게끔 인식과 환경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아직도 농촌에서는 청년 창업을 이야기하면 ‘그게 되겠냐?’, ‘어린 나이에 무슨 창업?’ 등의 부정적인 사고를 하는 ‘어른’들이 많다. 하지만 거창, 함양, 산청, 합천 지역에도 어린 나이에 창업해 열심히 살아가는 많은 청년들이 있다. 그리고 그 청년들은 하나같이 우리 고향, 우리 농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또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서도 ‘기회’가 있다고 믿는 사업가들이다.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스미스는 그의 저서 <국부론>에서 “한 나라의 진정한 부의 원천은 그 나라 국민들의 창의적 상상력에 있다”고 했다. 앞으로 더 많은 청년들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도전해서 지역경제 혁신을 이끄는 주춧돌이 되었으면 한다. 

강대식 기자  kangds@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대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