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날씨가 한여름으로 치닫는다.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날들이다. 여름은 왕성한 생명력으로 나무와 풀이 뿜어내는 생기로 진동한다. 청포도가 상징하는 7월은 밝은 이미지와 경쾌한 음률로 설렘이 느껴진다. 시는 평화로운 삶을 이루고자 하는 소망, 밝은 내일에의 기다림과 염원을 노래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식탁에 올려 진 청포도 한 알을 입에 넣으며 나는 어떤 소망을 품고 살아가는지, 어떤 세상을 알알이 꿈꾸었는지 생각에 잠겨본다.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우민>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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