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중 전직 교장·화산서원 이사.

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로 태어나 글로벌 시대에 자란 이른바 G세대의 한국인들이 한해 수십만 명씩 속속 성년에 도달해 우리사회의 비중을 차지한다. 순순히 집단에 묻혀가던 윗세대와 달리 이들은 “남들처럼 살 수 없다” 신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효도관도 차츰 달라진다.

우리 전통 유교적 효 개념은 종속관계였지만 변화가 일어난다. 부모님 뜻을 받들어 학업에 전념하여 취직시험에 합격하고 명예를 지켜 일해 가문을 빛내는 것이 최고의 효로 자부하고 부모님도 기뻐했다. 이러한 전통적 ‘효’사상은 서양인들까지도 부러워했다.

부모로부터 태어났으니 단순히 자기의 몸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부모의 분신으로 생각하고 몸을 건강하게 하고, 열심히 노력(공부)하여 맡은 일을 다 할 때 자기의 명예를 지키고 부모님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게 효도의 마무리다.

봉건시대 과거시험에 합격해 부모를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 최고의 효도로 생각하고 열심히 학문을 닦았다. 결혼하여 부모님을 모시고 아침저녁 문안 인사드리며 부모를 봉양하고 효자와 충신의 길을 걸었다. 또한 자녀 교육에 충실하여 건강하고 바르게 교육(가정교육)하는 것이 최고의 효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사회변화로 인한 가족의 핵가족화는 효도의 개념이 차츰 옅어지는 이기적인 사고가 글로벌 세대에 싹튼다.

대가족시대의 사회질서는 종속관계였다. 충효사상이 지배적이던 봉건주의 사회에서 어긋나는 개인주의는 용납되지 않았으며 불명예로 생각했다. 그러나 대가족 제도가 사라지고 핵가족화 되면서 직장을 따라 이동하는 1인 가정 이른바 G세대도 생겨났다. 직장과 취미로 맺어진 사회구축망은 대가족 제도의 종속관계 위계질서는 횡적인 관계로 변화되어 ‘효’의 개념이 무의미해진다.

윤택하게 자란 G세대는 남다른 개성과 개인적 행복감을 최우선으로 한다. 몸과 마음을 닦아 명예를 지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린다는 생각보다 자기의 행복을 우선한다. G세대의 과반수(51%)는 큰 걱정 없이 수입을 올리며 가족과 화목하게 산다는 것을 선택한다. 가족의 범주에 배우자와 자녀가 포함된다.

잘 먹고 잘 자란 젊은이들은 신체도 부모세대보다 우량하다. 신장과 체중이 크며 풍채가 있다. 그러나 외형만큼 내실은 덜 다져져 있다. 먹고 사는 걱정이 덜해 의지가 약하고 쉽게 포기한다. 죽자 사자 공부하고 일하는 기성세대 보다 편하고 쉬운 것을 찾고 의지가 약해 어려운 일은 피하지만 개성이 뚜렷하다.

아들 손자가 같이 사는 한국의 전통 효는 서양인들도 부러워했다. 특히 인류학자 토인비는 한국의 효 사상을 눈물로 극찬했다. 진정한 효는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힘이며 사랑의 시작이고 가정 행복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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