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소멸위험 더 빨라져
20대 75.5%가 지방 빠져나가

지자체 인구회복 목표가 중요
위기극복 위한 정책개발 절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주민등록상으로 수도권 인구가 50%를 넘었다”며 “수도권으로 인구가 계속 편중되다가는 지방은 고사하겠다라는 것이 단순히 비명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다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 청와대>

지방소멸이 빨라지고 있다. 전국 228개 시군구에서 소멸위험지역은 지난해 5월 93개(40.8%)에서 올해 4월 105개(46.1%)로 12곳이 증가하면서 소멸위험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읍면동 기준 소멸위험지역도 1702곳(전체 3545곳)으로 증가했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19와 지역의 기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소멸위험 가장 높은 시군구에는 경북 군위군(0.133)이 1위를 기록했으며 합천군(0.148)이 전국 4위를 차지했다. 산청군(0.168) 12위, 함양군(0.206) 30위, 거창군(0.297)이 64위로 그 뒤를 이었다.

1년 전 조사와 비교하면 합천군 소멸지수(0.171)는 더욱 빨라졌다. 산청군과 거창군은 각각 지난해 13위, 63위에서 한 단계씩 줄어들었다. 반면 함양군은 지난해 소멸지수 23위에서 30위로 시간이 늘어났다.

면지역은 더욱 위태롭다. 산청군 11개 읍면 중 8곳, 함양군 11개 읍면 중 10곳, 거창군 12개 읍면 중 11곳, 합천군 17개 읍면 중 16곳이 5등급(인구감소 위험지역)에 해당된다. 면 지역에서 4등급(인구감소 신중검토지역)에 해당되는 곳은 산청군 시천면·신안면 2곳 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서 지방에서 서울, 수도권으로 이동한 인구가 지난 3~4월 2만7500명으로 전년 1만280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해 지방소멸위험은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 유입 인구의 75.5%가 취업준비생이 많은 20대로 대부분의 청년층이 지방을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소멸을 막지 않고서는 국가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다. 국토면적의 12%와 전체인구의 50%, 1000대 기업 본사의 74%가 수도권에 밀집돼 있는 것은 각종 사회문제의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방에서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저출산·고령화 농촌사회에서 단순히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옮기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청년들은 기회만 있으면 서울과 수도권으로 오려고 한다. 인구가 줄어들면 공무원이나 농협 등 공공기관 말고는 지방에서 취업의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균형발전만이 대한민국이 살 길이다. 지방소멸도 막지 못하면 수도권도 위태롭다. 농촌지역도 수도권 에 걸맞는 주거, 교육, 의료, 문화 서비스를 갖춘 공간을 조성하고 확산시켜 나가야 지방소멸을 피할 수 있다.

지자체도 정책의 상위목표는 인구증가나 인구회복이 되어야 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 지역소멸을 제대로 극복하는 정책이 절실하다. 국가의 균형발전과 함께 지자체도 인구소멸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지역 민간단체의 인구 늘리기 포럼도 필요하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청년층 인구이동이 확대되고 지방소멸 위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산업과 지역에 따른 코로나19 영향은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것이므로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 체계도 산업·지역의 특성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철·강대식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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