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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리더십… ‘성공하는 조직’ 만들어허광 ㈜동아기업 대표이사

세계 금융위기 100억 적자에도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고
통찰과 비전으로 역경 이겨내

신뢰 속에 지속적인 성장 발휘
현대미포조선 우수협력사 수상

한국은 일본처럼 무너지지 않아
협력사업·인력구조 우위에 있어

경쟁하고 싶어도 못한 사람 많아
기업과 부자들 벌기만 해선 안돼
‘나눔문화’ 사회적 의무가 되어야

허광 동아기업 대표이사는 따뜻한 품성이 장점이다. 자신을 낮추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섬기면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거창 중앙고 30회 졸업생으로 모교에 대한 사랑도 남다르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공감하는 사람, 그는 자신을 낮춤으로써 다른 사람을 더욱 빛나게 했다. 겸손과 절제, 따뜻한 마음으로 많은 사람을 사로잡은 것이 성공한 기업가로 만들었다.

허광(53) 동아기업 대표가 리더로서 주목을 받은 이유는 함께하는 사람을 잘 섬겼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능력뿐만 아니라 인품을 제대로 갖춘 사람을 선호했다. 모두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비전을 보고,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리더십이 그를 만든 것이다.

허 대표가 조선업에 뛰어든 것은 1999년 말 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세계 1위에 올라 한창 호황기를 누리던 2005년이다. 우리나라 조선업은 일감 중 90% 안팎을 글로벌 선주로부터 받고 있는데 그는 세계를 상대로 하는 조선업이 적성에 맞았다.

허 대표가 설립한 동아기업은 선박구성부분품 전문기업으로 철저한 품질관리와 뛰어난 기술력으로 판넬과 중조, 대조, 조립블럭 등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다.

그의 기민한 판단과 열정은 조선산업을 미래산업으로 보고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불리는 세계 금융위기와 해양플랜트 사업 실패 여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한국이 2009년 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주면서 어려움에 처했던 것.

허 대표는 회사를 일구면서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를 2008년부터 2009년으로 기억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적 대혼란에 빠지면서 직원들을 감소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곤경에 빠졌다. 회사에서 나가는 지출 규모에서 인건비가 70%가량 차지해 직원을 줄이지 않고서는 중소기업들은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허 대표의 고민은 6개월이 지나면서 차츰 깊어졌다. 그럼에도 직원은 한 명도 내보내지 않았다. 이렇게 1년 4개월을 버티는 동안 적자규모는 100억원 가까이 불어 놨다. 허 대표에게 지금도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똑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냐고 짓궂게 물어봤다. 그는 대답대신 허공을 쳐다보며 미소로 답했다. 아직도 그때의 아찔한 기억이 남아있었다.

제품생산에 몰두하고 있는 직원들. <사진: 서부경남신문>

동아기업은 이런 진통을 겪고 선박구성부문품 전문기업 가운데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허 대표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진심으로 가족으로 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직원들은 아직도 당시 일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기업가 마인드로는 옳지 않았지만, 인간적으로는 옳았던 것이다. 허 대표는 “직원들이 다른 곳으로 갈 때가 없었다”며 웃었다.

동아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17년. 회사가 설립된 지 20년인데 거의 대부분이 아직도 한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얘기다. 중소기업 가운데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다. 회사와 직원들 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리더십이 바탕이 되다보니 그가 일군 동아기업(목포)·동민기업(기장)·동광기업(울산)의 한해 매출만 수백억원에 달한다.

최근 조선산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이들 회사는 체계적이고 최적화된 품질관리시스템을 구축, 무결점 제품생산은 물론 안전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12년 무재해를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 20년 무재해 달성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리고 제조공정의 단순화에 역량을 집중해 이를 협력업체의 원가절감과 공기단축으로 연계시켜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도 일조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3년 연속 현대미포조선 우수협력사상을 수상했다. 또 현대미포조선 생산라인 품질관리(QC), 안전관리 우수협력사상 등을 받았다.

허 대표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일찌감치 목포 영암 현대미포조선 협력사협의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해양플랜트부문 일감 소진으로 조선업계 근로자들이 실직위기에 빠지자 협력사들은 그에게 구원투수를 요청했다. 2019년 3월 100여개 업체로 구성된 협력사협의회 부회장을 맡으며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허 대표는 현대기금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협회는 조선업 74개 업체가 참가해 근로자들을 위한 문화사업·학자금·경조사 지원 등을 위해 40억원 규모로 기금을 마련해 근로자들이 복지향상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대기업도 힘들어지기에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고 판단해 이를 실천에 옮겼다.

직원들을 위한 허 대표의 마음 씀씀이는 남다르다. 나보다는 직원들을 위하는 마음이 앞서다보니 업계 내에서는 평판이 좋지만, 경영자 사이에서는 따돌림을 당할 때도 있다. 조선업 특성상 외국인 근로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20%가량 된다. 그는 이들을 위해 연말이면 무주에서 2박3일간 스키체험을 하는 등 세밀한 구석까지 살피고 있다.

허 대표는 우리나라 조선업이 지금 위기에 처해 있지만 “한국 조선업은 일본처럼 무너지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일본은 준비단계는 잘 됐지만, 마지막 단계를 무시한 게 큰 잘못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컨소시엄이 잘되어 있고, 협력사업이 튼튼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중국이 추월해도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은 “우리나라는 배움에 있어서 준비기간이 다른 곳보다 짧기 때문에 버텨낼 힘이 있다”며 “인력구조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우위에 있다”고 자부했다. 허 대표가 조선업이 어려움에 처해도 흔들리지 않고 비전을 제시하며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었던 까닭이기도 하다.

허 대표는 “일본과 중국에 화물선, 컨테이너선은 많이 뺏겼지만 석유화학운반(PC)선, 액화천연가스(LNG)선, 액화석유가스(LPG)선, 케미칼선, 석유시추선 등 복합적인 기술이 들어간 조선산업이 결국은 우리나라를 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남 목포에 있는 동아기업 전경. <사진: 서부경남신문>

허 대표는 나눔문화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모교인 거창중앙고 장학금을 비롯해 고아원, 양로원, 거창군 삶의쉼터 등 후원금액만 연간 억대를 훌쩍 넘어선다. 그는 “취약하고 소외된 계층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기업의 책무”라며 “앞으로도 지역 내 나눔문화를 정착시키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에게 살며시 물어봤다. 왜 이렇게 나눔문화에 적극적인지. 그는 “어릴 때 내 방 하나 갖는 게 소원일 정도로 가난했다”며 “내가 가진 것을 작게나마 남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 어떤 기쁨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많다. 기업과 부자들이 벌기만 해서는 안 된다. 돕는다는 것은 나 자신의 기쁨과 즐거움보다는 사회적 의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6년 후 퇴직을 하면 고향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전국을 돌아다녀 봐도 거창만큼 좋은 곳이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허 대표는 “거창은 내륙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어 제조업을 하기에는 위치가 안 좋다. 거창은 특징은 아름다운 산수이다. 관광인구 100만명이 찾게 되면 기업의 10배 효과가 난다”며 “사람이 많은 곳에는 반드시 생산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거창 중앙고등학교 30회 졸업생(1986년)으로 모교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언론과의 인터뷰는 가진 적이 없을 정도로 자신을 내세우는 데는 주저함이 많다. 나눔문화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번 인터뷰는 몇 개월에 걸친 설득 끝에 이뤄졌다. 함께하는 사람을 잘 섬겨야 한다는 그의 마음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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