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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경남 공공의료 공론화 현장을 다녀오다
정남수 산청군 얼레지피는 마을 거주.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 도민참여단의 한 사람으로 네 차례의 공론과정을 마쳤다. 진주, 사천, 산청, 하동, 남해지역에서 각 20명씩 100인이 모여 공공의료에 대한 지역의 문제를 결정하는 자리였다.

지난 6월초, 도민참여단 모집공고를 보고 내가 사는 지역의 공공 의료에 대한 관심과 공부가 좀 되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신청하게 되었다. 막상 1차 토론현장에 가서야 높은 경쟁률이 있었다는 의외의 소식과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한편으론 코로나19로 인해 심란한 상황에서 걱정스러운 마음도 없지 않았다.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기이한 모습을 보며 낯설고 슬프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가적 재난이라 할 수 있는 이런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공공병원과 공공의료 확충은 꼭 필요한 일이라 여겨졌다.

경남에서 한 번도 시도해 본적이 없는 공론화에 참여하는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도 느껴졌다. 지역의 문제를 지역민들이 토론하고 결정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를 배우는 경험도 된 것 같았다. 10명씩 원탁테이블에 앉아 퍼실리테이터(토론 촉진자)와 함께 토론이 어떻게 하면 잘 될 수 있는지부터 의견을 나눴다. 그리고 각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의료현실과 개선점, 필요한 의료분야 등을 이야기하며 그동안 별 고민 없이 살았던 내 고장의 의료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공공병원 신설 여부는 90%이상이 찬성을 했다. 진주의료원 폐업이 얼마나 잘못된 결정인지 보여주는 결과였다. 의료시설 확충을 위해 공공병원 설립이 절실하며, 공공병원의 기능은 다양하고 수준 높은 의료진을 갖춘 병원, 24시간 응급체계를 갖춘 병원, 감염병 등 국가재난에 대응병원이 필요하다는 입장들이 나왔다.

공공병원의 입지 조건도 투표로 우선순위가 정해졌다. 접근성, 의료취약성 개선효과, 수혜인원의 규모 등이 순위로 정해졌다. 모두가 타당성 있는 의견이라 100% 충족하면 좋겠지만 의료취약성 개선은 나머지 개념과는 충돌되었다.

서부경남 한 곳에 지어지는 공공병원은 이름에 걸맞게 공공성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고 의료취약성 개선효과는 공공병원이 아닌 공공의료 확충으로 시군 단위로 다뤄져야 할 문제가 아닐까. 3차 토론회에서 공공병원 후보지를 선정했는데 진주시 옛 예하초등학교, 남해군 남해대교 노량주차장, 하동군 진교면 진교리 산27-1 이렇게 세 곳으로 압축되었다. 입지조건인 접근성과 수혜인원 규모에 맞지 않는 지역이 나온 건 의외였다.

내가 사는 지역에 공공병원이 세워지는 건 누구나 바라는 일이다. 하지만 공론화 과정도 그렇거니와 공공병원 하나를 짓는데 막대한 예산이 드는 일에 공공의 선을 우선으로 둔 결과가 나올 거라 기대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공론화도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실망감과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참여단의 한사람으로 결과에 대한 책임감도 무겁게 다가왔다.

어떤 이유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알 수 없으나 이후로도 이번 공론화의 문제점으로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의 문제를 지역민들이 참여하고 결정하는 공론화는 좋은 선례고 의미 있는 일이다. 허나 이런 문제를 개선할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이름뿐인 공론화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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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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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경모 2020-07-26 21:07:33

    공감되는 내용입니나.공공의료원은 접근성과 의사 주거가능한곳이 좋은것 같아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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