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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통합 물관리’ 합천군민 반대, 시작도 못하고 취소

합천 황강하류 45만톤 식수확보
동부경남과 부산에 식수로 공급

환경부 보고회, 주민 반대 무산
최종보고까지 적잖은 진통 예상

합천군민들 버스 8대 타고 시위
“생존권과 재산권 박탈하는 일”

낙동강네트워크 영남환경단체
“낙동강 수질을 포기하는 정책"

거창군의회도 규탄 결의문 발표
"합천댐 유역 86% 거창군 차지" 

합천군민 300여명은 8대 버스를 타고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황강 하류 광역취수장 건설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합천군>

정부가 부산 식수 공급원으로 합천 황강 하류와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공급하기로 계획을 발표했다. 논란이 됐던 지리산댐을 추가 건설하는 방안은 검토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5일 오후 2시 창원컨벤션센터 6층에서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5개 시도 단체장과 환경부 장관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 방안 중간보고회’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보고회는 합천주민과 환경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취소됐다. 합천동부지역 취수장반대추진위원회는 “황강에 취수원이 건설되면 식수를 뺏길 뿐 아니라 주위에 있던 농가의 규제가 강화돼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낙동강 8개 보의 처리방안과 수문 개방 계획이 빠진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거센 반발에 따라 최종보고서가 나오기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환경부, 낙동강 통합 물관리 기본계획 수립

합천동부지역 취수장반대추진위원회가 5일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황강 하류 광역취수장 건설 반대집회를 열고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합천군>

환경부는 이날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중간보고회를 열어 물이용을 두고 10년 넘게 이어져 온 “낙동강 유역 상·하류 지역 간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한다”며 통합 물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연구용역은 지난해 4월과 8월 낙동강 상·하류 지자체와 ‘낙동강 통합 물관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에 진행됐다. 연구는 낙동강 유역 물관리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수질 모델링과 물 수지 분석,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으로 진행될 계획이었다.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 따르면 사업비 1조7527억원을 들여 합천 적중면 황강 하류를 취수원으로 사용해 45만톤의 식수를 확보하고, 낙동강 본류에서 강변여과수(또는 인공습지) 개발을 추진해 50만톤을 개발해 하루 95만톤의 물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총 개발물량 95만톤 가운데 48만톤(창원 31, 김해 10, 양산 6, 함안 1)을 동부경남에 우선 공급하고, 47만톤은 부산에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부산시가 하루에 필요한 취수량은 96만톤. 이중 부족한 물량 46만톤은 물금·매리 취수장의 초고도 정수처리를 통해 확보할 방안이다.

낙동강 수계본류 및 지류에서 하천수 또는 강변여과수 10만톤 이상을 2개 이상 시도에 공급하는 취수원이 있는 합천·창녕·안동·청도 지역에는 100억원의 재원을 확대해 해당 지역에서 선정하는 사업에 대해 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또 ‘낙동강수계법’ 수계위 심의를 통해 이미 지정된 공장설립제한구역 내 해당 지역을 토지매수가 가능한 지역으로 지정, 토지매수를 활성화하여여 토지매수를 원하는 주민에게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이번 대책으로 취수원이 추가되는 지역에는 입지 규제가 늘어나지 않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며, 영향지역에 대한 지원방안도 수혜지역과 함께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낙동강에 대한 물이용 의존도는 부산 88%, 경남 51%(동부 82%, 서부 0%), 대구 66%, 경북 24%, 울산 8%로 나타났다. 대구·부산은 취수원 상류에 다수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어 식수로 사용되는 낙동강 수질에 대한 불안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합천주민·환경단체,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반대

합천군민들은 "황강 하류을 취수장으로 개발해 하루 45만톤의 식수를 부산시와 동부경남에 공급하려는 건 합천군민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사진: 합천군>

합천동부지역 취수장반대추진위원회 등 300여명은 8대의 버스를 타고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도 없이 대체 상수원 개발을 통해 부산·경남에 맑은 물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심히 우려된다”며 반대에 나섰다.

추진위는 “합천 황강 하류을 취수장으로 개발해 하루 45만톤의 식수를 부산시와 동부경남에 공급하려는 건 합천군민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지금도 농업용수 공급에 많은 문제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낙동강네트워크 영남환경운동연합도 창원컨벤션센터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6년부터 거론된 취수원 이전 문제가 또 다시 거론되고 있다”며 “수문 개방을 통해 1300만 영남 주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 수질을 깨끗이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취수원 이전이 웬말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취수원이 이전하면 깨끗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수문 개방과 보 처리 방안을 요구해 온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목소리는 앞으로 묵살될 것이다”며 “황강 하류를 광역 취수원으로 하는 것은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을 포기하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이는 안전한 물이 공급되면 낙동강 문제가 언론과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면서 환경부가 낙동강 수문 개방과 보 처리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결국 통합 물관리 정책은 ‘낙동강 죽이기’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거창군의회, 합천댐 유역면적 86% 거창군 차지

거창군의회도 이날 "합천댐 전체 유역면적 가운데 86%를 거창군이 차지하고 있다"며 환경부와 경상남도는 부산시와 동부경남 수돗물 공급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황강 취수원 선정을 취소하라고 결의문을 발표했다. <사진: 거창군의회>

거창군의회도 이날 오후 5시 “부산시와 동부경남에 수돗물 공급을 위해 환경부와 경상남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황강 취수원 선정을 취소하라”며 촉구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은 "정부와 경상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황강 취수원 선정은 의견수렴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을 뿐만 아니라 황강 취수원 수계 상류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거창군에 대한 감시강화와 개발행위 제한 우려 등 피해를 볼 것이 명약관화하다"며 "거창군과 협의하지 않은 황강 취수원 선정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거창군의회가 결의문을 발표한 것은 황강은 낙동강수계 지류로서 거창군 북상면 남덕유산과 고제면 삼도봉에서 발원하여 거창읍을 거쳐 합천댐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합천댐의 유역면적 929㎢중 거창군이 86%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 방안>추진에 따른
황강하류 광역취수장 건설 반대 성명서

합천 군민들은 그동안 낙동강 본류 수질개선을 통한 영남권 5개 광역자치단체에 맑은 물을 공급하고,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 방안은 관련 자치단체 구성원들과의 협의 하에 추진할 것이라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믿음을 갖고 지켜봐 왔다.

그러나 최근 환경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 방안 연구 용역에 대한 각종 언론보도를 보면서, 낙동강 본류 수질개선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도 없이 대체 상수원 개발을 통하여 부산·경남에 맑은 물을 공급하겠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낙동강 유역 통합 물관리 계획은 황강하류 광역 취수장 건설과 낙동강 강변여과수 개발을 핵심으로 한 취수원 다변화 사업으로 낙동강 본류의 수질을 개선하여 맑은 물을 공급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극히 미약하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합천군민들은 합천댐 건설이후 황강의 하상저하와 수량감소 등으로 농업용수 공급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으며, 은빛 모래사장으로 유명하던 황강은 황폐화 되어 수풀이 우거진 밀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주무부서인 환경부에서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합천군민들의 동의 없이 황강 하류를 광역 취수장으로 개발하여 하루 45만 톤의 식수를 부산시와 동부경남에 공급하려고 하고 있다.

황강 하류를 광역 취수원으로 하는 것은 낙동강 본류 수질개선을 포기하는 정책으로 황강물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지 못할 경우 향후 낙동강 수질은 더욱 악화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며, 합천군의 중심산업인 농업, 축산업 등이 허물어지고 군민들의 재산권은 취수원 보호의 미명아래 무참히 짓밟힐 것이다.

이에 합천 군민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닌 우리들의 생존을 위하여 황강하류 광역취수장 개발이 군민들의 동의 없이 강행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면서, 다음 사항을 강력히 촉구한다.

1. 환경부는 황강하류 광역취수장 개발이 황강을 황폐화 시키고 합천군민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낙동강 통합물관리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

2. 환경부는 낙동강 통합물관리 계획에 따른 취수원 다변화 사업이 낙동강 본류 수질개선을 외면한 부실대책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낙동강을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라.

3. 환경부는 지역 갈등을 조장하고 합천군민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한 황강하류 광역취수장 개발을 즉각 중단하고, 향후 주민 동의 없는 사업추진은 결코 하지 않을 것임을 군민들에게 약속하라.

우리 합천군은 1996년도에 정부에서 추진한 황강하류 광역취수장 건설계획을 결사 항전하여 백지화 시킨 사실이 있으며, 이번에도 전 군민들이 하나가 되어 끝까지 저항하여 살기 좋은 내 고장 합천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다.

2020년 8월 5일
합천군민 일동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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