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라 결론
비 피해 90% 황강 주변서 발생

홍수조절보다 물 확보에만 관심
수자원공사 피해 보상해야 촉구

문준희 합천군수는 10일 군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홍수로 인한 비 피해는 합천댐 수위조절 실패에 따른 인재"라며 수자원공사의 피해배상을 요구했다. <사진: 합천군>

문준희 합천군수가 10일 “지난 주말 집중호우로 여의도 면적 1.5배(4.35㎢) 농경지가 물에 잠긴 홍수 피해는 합천댐 방류량 조절 실패에 따른 인재”라며 피해에 대한 배상을 촉구했다.

문 군수는 이날 군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은 이번 집중호우 기간에 발생한 비 피해가 예견할 수 없었던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된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군수는 집중호우로 인한 비 피해의 90%는 황강 주변에 있는 마을과 농경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됐으며, 합천군의 남부와 북부지역의 수해 피해는 극히 미미하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7일과 8일 이틀간 합천군에는 평균 283.5㎜의 비가 내렸다.

합천군에 따르면 수자원공사 합천댐관리단은 지난 7일 오후 5시 수문 5개를 모두 열어 초당 500톤을 방류하다가 초당 800톤으로 방류량을 늘렸다. 또 8일 오전에는 초당 1200톤의 물을 방류하다, 오후에는 초당 2700여톤을 물을 방류했다.

이로 인해 황강 주변 농경지 435㏊(4.35㎢), 주택 63건, 비닐하우스 300동, 축사 8개 동에서 한우와 돼지 등 3340마리의 가축 피해가 난 것으로 합천군은 추산하고 있다. 또 공공체육시설 31건, 도로시설 23건, 산사태 8곳 등으로 13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문 군수는 “물관리 정책이 환경부로 이관되기 전까지 합천댐 관리단은 집중호우 및 장마기간에 댐 수위를 40%정도 조절해 홍수에 대비해 왔는데, 지난해부터 80% 정도의 수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던 지난달 31일에는 댐 수위를 93%까지 상승시켰고, 합천댐은 다목적이기는 하나 홍수 조절이 가장 우선인데, 물 확보에만 눈이 멀어 이와 같은 참상을 초래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환경부에서 합천댐 만수위 관리 이면을 들여다보면 홍수조절 목적보다는 환경보전이라는 미명 아래 낙동강 녹조 및 염도조절과 광역상수도 취수원으로 활용코자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합천댐 하류지역 피해를 위해 노력을 했지만 불가항력적인 기록적인 강우가 내렸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 수해 극복을 위해 지자체와 힘을 합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