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4일부터 8월16일까지 54일간 계속된 장마는 전국을 할퀴고 끝났다. 내렸다하면 ‘물폭탄’처럼 쏟아진 장맛비에 피해규모 역시 엄청나다.

7월13일 함양군에서 2명의 익사자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50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국토 곳곳에서 하천이 범람하고, 도로가 유실되며, 가옥이 파손되고 농경지가 침수되었다. 시설피해 접수만 9000여건에 달하고 여의도 면적의 32배가 넘는 농경지도 침수·유실·매몰되었다.

기상청은 이번 장마가 끝난 지금부터 9월초까지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구 온난화가 올 장마 등 이상기후의 직접적인 원인이며 한반도 전역의 날씨가 종잡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반도 뿐 아니라 지구적 온난화 영향으로 세계전역에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중국 남부지역은 두 달째 이어지는 홍수로 한국 전체인구보다 많은 수재민이 발생했다. 유럽은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 시급한 것은 수해복구다. 만사 제쳐놓고 수해복구와 재발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합천을 비롯하여 전국에 18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들 지역에는 피해복구비를 지원하고 재난지원금과 공공요금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아울러 상습침수지역의 하수구 배수 실태와 축대·노후가옥 등 붕괴 위험시설에 대한 점검과 보완에 나서야 한다. 하천제방·산간절개지·태양광설치를 위한 공사현장 등 피해를 키우는 제반 요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침수지역에서 물이 빠지면 수인성 질병과 피부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수인성 전염병에 대한 방역대책은 물론 농작물에 발생하는 각종 병충해 방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보건당국의 조치 못지않게 국민 각자가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것도 중요하다. 손발을 깨끗이 씻고 오염되거나 익히지 않은 음식은 될 수 있으면 피하는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지켜야 한다. 또 농민들이 폐농 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보상에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재난관리는 예방과 재발방지가 우선이다.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사전 대비노력으로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수해위험지구에 대한 정비를 추진하는 등 해마다 되풀이되는 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주민들이 모두 지혜를 모아야할 때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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