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정은 지금 총체적 난관이다. 원칙도 없고 기준도 없고 여론수렴은 물론 군민과의 소통도 없다. 꽃길조성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함양군은 주요 도로변에 코키아 꽃을 식재하였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함양을 찾는 관광객과 군민들에게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로경관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란다.

꽃길을 조성하는 것은 멋진 구상이다. 제대로만 하면 칭찬하고 박수를 보낼 일이다. 문제는 함양읍으로 이어지는 주요도로변 7구간 24㎞에 5억572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코키아 꽃 한 종류만을 심은 것에 대해 군민여론이 비판적이다. 코키아 꽃는 일년생 초본으로 여름에는 녹색을 유지하고 가을에는 적색 또는 갈색으로 변한다. 가지가 많이 가라져 일명 ‘비싸리’또는 ‘댑싸리’라고도 한다.

이 꽃길조성은 사업취지와 달리 사전준비 없이 허겁지겁 주먹구구식으로 시행되었다. 무엇보다 휴가철을 맞아 함양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다면서 휴가철이 절정을 맞은 7월말에 식재했다. 뜨거운 태양아래 시든 어린 꽃나무는 초라하게 보였으나 다행히 장맛비가 계속 내려 활착에는 도움이 되고 있는 듯하다.

식재작업 역시 도로변의 잡초제거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형식적인 복토를 한 후 식재하는 것을 목격한 주민들은 “이건 아닌데”하고 지적하였다. 많은 예산을 들여 조성하는 꽃길은 경관을 위하여 7개 구간을 다양한 꽃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

각 구간별로 도라지꽃, 코스모스, 나리, 국화, 장미, 해바라기, 무궁화 등 우리 군민의 정서에 맞고 추억을 살릴 수 있는 꽃을 선정하여 식재하여야 함에도 코키아가 마치 함양 군화(郡花)라도 되는 양, 온 거리를 코키아 꽃 한 종만을 택해 심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하겠다. 잎의 감상도 좋지만 이왕이면 피는 꽃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꽃길을 조성하면서 전문가의 자문을 받거나 군민들의 의견수렴을 했다면 좋았을 것을, 몇 사람의 공무원이 결정하는 일방통행 식 행정의 본보기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먼저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한 오도재 단풍나무 식재현장을 본 사람마다 “헛돈 많이 갖다 버렸군”하는 말이 군수에게는 들리지 않았을까. 아니면 듣고도 마이웨이 하는 것일까. 귀가 있고 눈이 있으면 듣고 보고 하였을 것이다. 단풍나무 납품은 아무개과 코키아 꽃모종 납품은 누구가 했다는 이야기가 시중에 돌고 있다. 함양군은 돈과 정실에 질질 끌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마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나오는 돼지들만 가득한 세상처럼. 군수는 열린 행정, 바른행정을 해야 한다. 군의회는 단풍나무 식재와 코키아 꽃 식재에 대한 군민적 의혹을 파헤쳐볼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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