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지난 9월 작은영화관 개소
‘영화 소외지역’ 못 벗어난 함양

함양 복지시설과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
의령 2022년 개관 준비 목표

지난달 23일 개관한 산청 작은영화관 모습. <사진: 산청군>

추석을 앞둔 지난달 23일 산청에 작은영화관이 개관했다. 추석 직전에 개봉한 영화관은 연휴 기간 적지 않은 주민들이 찾아와 영화를 관람하며 문화 시설을 향유할 수 있었다.

산청 작은영화관 관계자는 “추석 연휴 하루 평균 30명 정도가 관람했다. 영화관이 생겨난 것에 다들 만족한 듯 괜찮다는 반응을 나타냈다”며 “평일에도 15명 정도의 관람객이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산청 작은영화관은 59석과 39석 두 개관을 갖추고 있는데,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시행돼 좌석의 절반만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도 주민들의 참여가 적지 않은 셈이다.

거창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롯데시네마가 운영되고 있고, 합천에서는 이미 2016년 작은 영화관이 개관했다. 산청도 이번에 작은 영화관이 개관하면서 영화관 소외지역에서 벗어나게 됐다.

합천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작은 영화관들이 대거 휴관에 들어가면서 이를 운영하던 회사의 파산으로 현재 극장이 닫혀있는 상태다. 하지만 재가동을 위해 대책을 마련 중에 있어 곧 재개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합천에서는 지난 7월 ‘제1회 합천수려한영화제’가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열리기도 했다.

작은 영화관은 지역에 문화적 활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해 보인다. 산청군 관계자는 “작은영화관 개관으로 지역주민들의 번거로움을 더는 한편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수준 높은 시설에서 문화·여가활동을 즐기게 됐다”고 영화관의 의미를 부여했다.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그동안 영화관이 없어 진주 등 인근 도시로 나가야 하는 불편이 사라진 셈이다.

산청까지 영화관이 생겨나면서 거창, 함양, 산청, 합천 4개군 중 함양만 영화관 소외 지역으로 남게 됐다. 영화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함양은 문화예술회관에서 일부 영화를 상영하고는 있지만, 전국에서 개봉하는 영화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이미 개봉이 지난 영화들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산청영화관의 경우 이번 추석 개봉작 중 1위를 차지한 <담보>가 가장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흥행한 영화를 같은 시기에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함양군도 작은 영화관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함양군 실무 관계자는 “작은 영화관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이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16년 합천 영화관이 개관하고, 지난해 산청 작은영화관이 개관 준비를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관심이나 추진 속도는 상당히 비교된다.

지리산에 둘러싼 함양, 산청, 하동, 전남 구례군과 비교해도 함양만 극장이 없다. 하동도 최근 영화관을 완성하고 지난 9월23일 시연회 행사를 개최했다.

현재 경남도 내에서 영화관이 없는 것은 의령군 정도다. 하지만 의령은 2022년 개관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고성군은 2개 상영관(69석, 49석)을 갖춘 ‘CGV 고성 영화관’ 개관식을 갖고 8일 첫 상영에 들어갔다. 창녕군도 오는 12월 개관 예정이다. 반면 함양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조차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함양군 관계자는 “여러 가지 복지시설들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했으나, 아동시설로서 ‘어린이 드림센터’와 ‘복합문화도서관’만 추진 중이다. 영화관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모습인데, 세부적인 계획이 세워지려면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영화산업이 주춤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국민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2억 이상이 관객이 극장을 찾았고, 1인당 평균 영화관람 횟수가 4편으로 세계 정상급이다.

하지만 함양에서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가야하고, 만만치 않은 차비를 들여야 하는 현실에서 영화 소외지역으로서 함양의 위상은 초라하게 보일 뿐이다. 군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함양군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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