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한계가 있다. 지금은 뚜렷이 기억되는 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가물가물해진다. 기억이 희미해져 간다. 기억의 보조수단으로 기록이 등장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데 글은 시간이 흘러도 남는다.

우리는 기록문화를 중시한다. 왕조에는 왕조실록이 있고, 가문에는 족보가 있다. 개인은 일기나 비망록이 있고 무덤에는 비(碑)를 세워 고인의 일생을 축약한 기록을 새기고 있다.

공직은 임명으로 시작되고 퇴임으로 끝난다. 직업공무원은 젊은 나이에 시작하여 정년으로 끝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평생을 근무했기에 인물·장소·사건·에피소드 등을 통해 공직을 추억하고 더듬고 반추해보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다. <서부경남신문>의 공직자 회고란은 공직경험을 반추해볼 기회를 마련한 장(場)이다. 공직을 떠난 사람은 공직에 대한 추억이 남게 된다. 공직에 대한 생각과 느낌이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해보고 싶어 한다. 공직자들의 공직체험이 잊혀 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이 필요하다.

60~70년대 공무원은 이 나라 근대화의 기수로 노력하였다. 그들의 공직에 대한 기억이 생생할 때, 공직체험이 마치 컴퓨터의 백업파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여 기록하는 일은 늦기 전에 해야 할 일이다. 공직생활 중 보람을 느꼈던 일, 남기고 싶은 이야기 등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게재한다. 글은 자유 형식을 취한다. 리포트나 에세이 등 특정한 문장형식을 고집하지 않는다. 현장감과 사실감 있는 다양한 내용이 독자들의 흥미를 자아낼 것이다. 혹자는 굉장한 문체로 읽는 사람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드릴 것이다. 공직자의 숨은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우리는 저절로 위로와 격려를 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글쓴이의 생생한 기억은 동시대를 산 사람들 가슴에 따뜻한 불씨를 다독이며 공감을 준다. 다음 세대에게 하나의 자료로 들려주고 전해 주는 의미 있는 일이다. 또 고생했던 옛 얘기 속에 가족들 가슴속의 추억을 되살려 내기도 할 것이다. 이참에 함께 고생한 가족에게 쑥스러워 전하지 못했던 위로와 감사의 말도 전할 수 있다.

의사결정이 하의상달이 아닌 상명하복의 풍토에서 근무했던 공직자에겐 할 말이 무진 많을 것이다. 문자와 거리가 먼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살아온 내력을 말하라 하면 “소설 한 권도 모자란다”고 하지 않는가. ‘앞앞이 다 말 못할’ 사연, 많고 많았을 곡절을 쏟아놓는 동료·친지들의 숨김없는 이야기에 주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의미 있는 일에 퇴직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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