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을순 할머니의 유언
“지역을 위해 좋은 일 하라”

8남매가 "지역을 위해 좋은 일 하라"며 96세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아림1004 후원금으로 1004만원을 거창군에 기부했다. <사진: 거창군>

어머니의 유지를 받든 8남매가 지역을 위해 좋은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장학금을 기부했다.

30일 거창군에 따르면 지난 10월7일 96세로 세상을 떠난 정을순 할머니가 자식들에게 남긴 유언을 실천하기 위해 아림1004 후원금으로 1004만원을 거창군에 기부했다.

정 할머니는 남하면 무릉이 고향이고, 거창읍 동산마을 뒤편 못안골에 거주했다. 자녀는 6남2녀를 두었다. 첫째 형남태(72)부터 막내 구암(47)까지 8남매의 자식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정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면서 4가지 유언을 남겼다. △거창을 위해 좋은 일을 할 것 △종친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할 것 △친인척을 모아 큰 잔치를 베풀 것 △내가 살아온 집을 수리해 그곳에서 자녀들이 자주 모여 우애와 화목을 다지도록 하라는 것이다.

8남매는 어머니의 유언 중 ‘거창을 위해 좋은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거창의 아름다운 기부문화 확산운동인 아림1004운동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녀들이 모두 한뜻으로 마음으로 모아 1004만원을 기부하게 됐다.

기부식에는 8남매 중 남태·난옥·남종·양자 4남매가 참석해 어머니의 유언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다.

거창기독문화원 사무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다섯째 남종(59)씨는 “어머니의 유언을 따라 행하는 일”이라며 “나눔 문화를 확산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다”고 겸손해했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유언을 남기신 어머님도 훌륭하지만, 그러한 어머님의 소중한 뜻을 한마음으로 따른 8남매도 정말 훌륭하다”며 “소외된 이웃들에게 손길이 가도록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림1004운동’이란 기부문화 확산을 통해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사회를 가꾸는 거창군만의 복지제도이다. ‘아림’은 거창군의 옛 지명이며, ‘1004’는 천사를 숫자화 한 것으로 1사람이 1구좌당 1004원씩 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