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메아리가 지리산과 백두산에서 울려퍼지길"

2005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을사보호조약 100년, 분단 60년이 되는 해이다.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희망의 새해를 열어야겠다.

미국과 북한이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의 위기 상황은 지금 대단히 위험스럽고 복잡한 양상이다. 유엔과 주변 4강, 그리고 국가와 정부의 역할만을 믿고 기대하는 것은 통일의 소극적인 방안이다.

지난해 정치는 기득권 세력의 오만과 집권세력의 무능으로 개혁의 소명을 다하지 못했다. 더구나 시민들의 인권과 자유를 모질게 짓눌러 온 국가보안법은 아직 시퍼렇게 살아 있다.

또한 도시기업특별법과 골프장으로 대변되는 야만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은 경제활성화라는 미명아래 개발지상주의를 앞세워 지역민들의 삶의 뿌리를 뽑고, 사회구조를 해체할 예정이지만 서민들은 속수무책이다.

참여정부는 이제라도 개발독재시대·성장제일주의에서 비롯된 사고를 버리고, 제자리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도덕적 결단 위에 성장보다는 복지를 통한 분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햇별정책에 기반된 일관성으로 통일마련을 위한 노력에 모든 심혈을 기울여야 할 시기다.

남·북한은 지난 1971년 남북적십자회담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33년 동안 478차례의 남북대화를 나눴다. 그 가운데 4분의 1인 119차례가 2000년 6·15 이후 4년 동안에 한 것이다. 

그럼에도 남북관계는 전반적으로 경색국면이다.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한 6자 회담은 지난해 7월 이후 현재 여섯 달 동안 지체되어 있고, 미 부시 행정부의 집권 2기 정책은, 한반도의 운명이 북핵 문제로 인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중대한 고삐를 쥐고 있다.

먼저 이를 풀기 위한 해법으로 남북은 6·15 공동선언의 전면 이행에 나서야 한다. 현실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실질적인 평화보장을 위해서도 실천 방침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해방 이후 다시 60갑자를 맞는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금껏 한틈 한틈 통일의 물꼬를 터온 것처럼 시민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행동하고 준비해야 한다.

특히 지리산에서 울려퍼지고 있는 생명과 평화의 힘찬 태동은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실질적인 시민들의 방안을 모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리산생명평화결사의 움직임은 한반도 전쟁의 종식을 넘어, 평화보장의 실질적인 보장을 담아야 한다.
 
나아가 올해 광복절은 아버지의 산 백두산, 어머니의 산 지리산에서 정부와 민간교류를 통해 남북 동시에 통일의 메아리가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 평화는 의지만으로 지켜질 수 없다. 이를 위한 힘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생태적 문제의식을 갖고 비폭력평화의 논리로 우리의 일상과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그 움직임을 기대한다. 

통일장정 60주년, 너무 먼길을 달려오고 있다. 남·북한이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릴 그 날,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통일의 그 날은 바로 올해가 시작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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